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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하지만 신수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안돼요. 저는 갈 수 없어요. 가려면 당신 혼자 가요!”

용우진의 활짝 웃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너무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게 아닌가?

한편, 그녀의 반응에 신씨 가문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신영식이 재빨리 앞으로 나와 말했다.

“수민아,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용씨 어르신이 식사를 같이 하자는 건 널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야. 어떻게 이런 무례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신영식은 이어서 공손한 표정을 한 채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제가 딸을 어려서부터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워서 성격이 이래요. 이 어린 계집애의 응석을 귀엽게 봐주세요.”

“수민아, 헛소리하지 마! 무조건 가야 돼. 알겠어? 용씨 어르신이 밥을 사준다는데 어떻게 거절을 해?”

신씨 할머니마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런 기회를 얼마나 기다려왔지만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용씨 어르신이 이태호와 신수민과 같이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신수민이 거절을 했다. 만약 용씨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신씨 가문은 끝난다. 일류 명문가가 신씨 가문을 마음먹고 통제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무서운 일이다.

그때 신수민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은재가 집에서 절 기다리고 있어요. 벌써 나온 지 한 시간이 되어 가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돼요!”

이태호도 다급히 말했다.

“맞아요. 제 딸이 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르신,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죠?”

용우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미 룸도 잡아놨어요.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지금 사람을 시켜 수민 씨를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이태호 씨의 딸까지 데려와 같이 식사를 하는 건 어때요?”

신수민은 머쓱하게 웃더니 입을 뗐다.

“그건 제가 너무 미안해서요. 그렇게 하면 어르신이 저희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신수민은 혹시나 용우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태호 씨, 당신은 남아서 어르신과 식사를 해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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