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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벼락부자의 강림

승용차 안, 두 사람은 가운데에 한 사람 정도의 거리를 남기고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그러던 그때, 강윤아가 갑자기 침묵을 깼다.

“참, 아직 이른 시간이니 이참에 유치원에 들러 은찬이도 데려가는 건 어때요?”

그녀는 은찬이가 권재민을 얼마나 좋아하고 의지하는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더욱이 은찬이가 권재민을 자꾸만 만나고 싶어 하니 오늘이 마침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권재민은 살짝 짜증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솔직히 그는 강윤아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렵게 단둘이 있을 기회가 생겼는데 은찬이를 데리고 가자니!

“싫어요.”

권재민은 곧바로 거절했다.

“은찬이도 아직 하교 시간 아니잖아요.”

“괜찮지 않을까요? 게다가 스미스 씨네 가족도 은찬이 초대하는 걸 원치 않을까요? ”

한참을 망설이다 뱉은 말이었지만 권재민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은찬이를 데리고 가기 싫은 것처럼 말이다. 이에 강윤아는 할 수 없이 속으로 낮은 한숨을 내뱉었다.

‘할 수 없지. 다음에 자리 마련하면 되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권재민은 강윤아를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 레스토랑은 강윤아도 들어본 적 있었다. 그런데 살아생전 그곳에 발을 들일 기회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지도 못했다.

하지만 흥분된 마음과 행동은 오히려 반비레했다. 들뜰 법도 한데 그녀는 그저 권재민의 뒤를 조심스럽게 따를 뿐이었다. 오랫동안 상류 사회와 떨어져 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동작이 많이 경직된 모양이었다.

그때, 권재민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이윽고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의 팔에 걸쳤다.

“그냥 식사하러 온 것뿐인데 뭐 하러 그렇게 긴장해요? 저 망신시키지 마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강윤아는 긴장이 오히려 조금 풀렸는지 권재민을 따라 식탁 앞에 앉았다.

식사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별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강윤아는 권재민과 무슨 얘기를 주고받아야 할지 몰랐다. 더욱이 자기를 찾아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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