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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전투복

방문에 들어서는 순간, 강윤아는 그제야 오늘 너무 많은 일에 시달리다 보니 은찬을 유치원에서 데려오는 걸 깜빡했다는 걸 떠올렸다.

‘어떻게 이렇게 무심할 수 있지? 잊어도 어떻게 아이 데리러 가는 걸 잊어?’

속으로 자기를 원망하며 손을 들어 머리를 때리고 있던 그때, 갑자기 은찬의 앳된 목소리가 방에서 들려왔다.

“엄마, 왔어요?”

강윤아는 얼떨떨해서 한참을 서 있다가 얼른 아이에게 달려가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은찬아, 너…… 어떻게 돌아왔어?”

“경비원 아저씨가 데려다줬어요. 엄마가 아빠…… 아저씨랑 식사하러 갔다면서요.”

은찬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답했다.

그 말에 강윤아는 일순 멍해졌고 마음마저 복잡했다.

‘권재민 씨가…… 엄마인 나보다 낫네. 이런 것도 마음 써주고.’

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은찬의 머리를 살살 문질렀다.

“은찬아,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가서 자.”

“네.”

은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삐죽거리며 고개를 쳐들었다.

“엄마, 그런데 오늘 아저씨랑 식사하러 갔으면서 저는 왜 안 불렀어요?”

강윤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억울한 것만은 확실했다. 그녀는 애초에 권재민에게 은찬을 데려오면 어떠냐고 건의했지만 권재민이 거절하는 바람에 그녀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음. 그건 엄마랑 아저씨가 따로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랬어. 다음에는 꼭 너 데리고 갈게. 응?”

조심스러운 강윤아의 말투에 은찬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더였다.

“그래요.”

다음날은 마침 주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은찬은 낮잠을 잤을 테지만 오늘에는 강윤아가 깨우기도 전에 스스로 깨어났다.

거실에 있던 강윤아는 방에서 걸어 나온 은찬을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

“은찬아, 너 오늘 왜 이렇게 빨리 깨어났어? 더 자지 않고?”

“할 일 있어서요.”

은찬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작아 강윤아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시 묻는 강윤아의 물음에 은찬은 도망치듯 거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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