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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결혼했다

송해나는 곁눈질로 강윤아의 혼비백산한 표정을 언뜻 보고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번에 온 목적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닌가?

강윤아는 송해나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다는 것을 느끼고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상한 점을 눈치챌까 봐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저기…… 또 다른 일 있으신가요?”

그녀의 이런 표정은 이미 송해나를 만족시켰고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우리 시간 잡아서 일 이야기를 하러 갑시다. 내일 어떠신가요?”

“내일…… 내일은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요.”

강윤아는 눈빛을 살짝 피하며 무의식적으로 사양을 했다.

이를 본 송해나는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모레도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시간이 많아요. 그쪽도 지금 일이 없으시니 바쁘진 않겠네요. 나중에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때 시간 되시는지 다시 말씀 주세요.”

“그래요, 고마워요.”

강윤아는 얼굴의 웃음이 사라질 것만 같았고 송해나가 일찍 떠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

송해나도 그녀의 뜻에 따랐고 강윤아를 힐끔힐끔 쳐다보는데 눈에는 득의양양함이 스쳐 지나갔다.

“일이 다 끝났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그쪽도 가서 쉬세요.”

“그럼 해나 씨, 저는 배웅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그쪽이 오셨는데 대접할 것도 없어서 너무 죄송해요.”

강윤아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송해나는 개의치 않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송해나가 떠난 뒤 강윤아는 순간 잠이 없어져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머릿속은 텅 비었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송해나가 오늘 그녀를 찾아온 것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고 있었다. 송해나의 그 말은 분명히 주권을 선언하는 것이었으며, 그녀는 전에 한 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원래 강윤아는 자신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고 지난번 송해나가 자신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 후 권재민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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