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화

이도현의 거친 숨소리를 들은 이영호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이도현이 자신의 신묘한 침술에 충격을 받았다고 확신했다.

“이도현 씨도 이 침술에 대해 알고 있다니, 좀 뜻밖이네요.”

이영호가 비웃는 듯한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

“들어본 적 있기는 합니다만 정말 구명 침술을 한지음 씨에게 시전하실 겁니까?”

이도현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그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건 이영호 씨가 가장 잘 알 텐데요. 의사로서 본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입니다.”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자신이 있으니까 시전하는 거지요.”

이영호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영호야, 신경 쓰지 말고 시작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의원 주제에 왜 참견이야? 저 사람 말은 그냥 무시해.”

이경숙이 가소롭다는 듯이 이도현을 흘겨보며 말했다.

태허산 도사의 의술을 전수 받은 제자가 시골 의원 취급을 받다니.

사부가 들었으면 기함할 노릇이었다. 도대체 뭘 믿고 사람을 저렇게 무시하는 건지.

이도현은 더 이상 신경 끄기로 하고 입을 다물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무시당하는 느낌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도현이 말이 없자 이영호는 자랑스럽게 은침을 꺼내 현란한 손동작으로 주의를 분산시킨 뒤, 침을 하나씩 한지음의 혈자리에 꽂기 시작했다.

이도현은 혈자리 위치는 정확하나 힘조절과 각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포착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얘기할 수는 없었다.

30분 정도 지나서 이영호는 또 쓸데없이 현란한 손동작을 취한 뒤, 천천히 침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모든 일을 마친 그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이도현을 힐끗 째려보고는 말했다.

“지음아, 이제 일어나 봐. 좀 어때? 몸이 많이 가벼워진 것 같지 않아?”

“지음아, 일어나서 걸어봐. 훨씬 편해졌지?”

이경숙도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재촉했다.

자식의 건강을 걱정하는 건 엄마라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막무가내이고 이기적인 엄마도 엄마였다.

한지음은 몇 걸음 걸어보고 인상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