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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아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현동자는 거의 울 지경이었고 입에서는 바람이 새어 나왔다.

조금 전까지 제대로 겁줬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들이 이도현이라는 말에 꿈쩍도 하지 않다니!

“흥! 한마디만 더 하면 도사가 아닌 내시로 만들 거니깐 알아서 해.”

혈칠은 악랄하게 말하며 비수를 들고 현동자의 가랑이 앞에서 손짓해 보였다.

현동자는 이번에야말로 겁을 먹은 채 눈을 부릅떴다. 그는 입을 꼭 다물었고 행여나 소리라도 새어 나올까 봐 두려웠다.

“흐흐, 보아하니 너도 똑같구나. 출가한 사람이 아직도 이런 것에 신경 써? 하하하!”

혈칠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떠나며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현동자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를 욕하고, 어깨뼈를 뚫고, 칼로 찌르는 것까지 그는 별로 겁나지 않는다. 기껏 해 조금 아프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그를 내시로 만든다는 건 그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거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가 왜 도사가 되려 하겠는가? 이게 다 여인들이나 부자 연예인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겠는가? 근데 그런 그의 보물을 없애버리겠다고 하니, 그러면 그더러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전혀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 또한 나이가 적지 않다. 한평생 이런저런 도를 닦으려 했지만, 아무런 재주도 배우지 못했다. 그러다 겨우 개안 기술을 배워 개안 법기를 만들었는데 그거를 몰수하려 하다니, 그가 어떻게 겁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즉, 그의 7인치가 다른 사람에게 잡혀있기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숨소리까지 조절하기 시작했다. 행여나 큰 숨소리 때문에 괜히 잘려나갈까 봐 더더욱 조심하면서 말이다.

현동자의 떠드는 소리가 없자 돌집 전체가 순식간에 쥐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그새 날이 저물고 한밤중이 되자 달도 어느새 사라져 섬 전체가 어둠에 잠긴 듯 바다와 어우러졌다.

이 어두운 바다 위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비행기에서 떨어져, 평온하게 바다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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