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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4화

어둠... 손가락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둠이다.

서현우는 외부의 모든 것에 대한 느낌을 잃었다. 그의 마음, 또는 영혼은 끝없는 어둠 속에 처해 있었다.

발밑은 물처럼 캄캄했고 마찬가지로 칠흑처럼 캄캄했다. 그러나 한 걸음씩 밟을 때마다 반짝이는 물결이 잔잔하게 일었다.

“여기가 어디지?”

“누가 있나요?”

끝없는 어둠이 끝없는 고독감을 가져왔다.

그 자신이 내는 소리만 빼면 메아리만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 메아리는 서현우에게 더욱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했다.

그는 사고력을 잃은 듯 무감각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지만 끝없는 피로가 온몸을 휩쓸었다.

깊고 날렵해야 할 두 눈도 모두 경직되었다.

“너무 힘들어...”

서현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말이 영혼의 공감을 얻은 것 같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눈앞에 나타났다.

누명을 쓴 도망쳤던 여정.

어쩔 수 없이 남강에 들어가 총알받이 진영의 일원이 되었다.

무수한 생사의 위기를 거치면서 목숨을 버리고 악착같이 발버둥치고서야 점차 굴기해서, 위험한 국면을 바로잡고 남강을 위기에서 구했다.

진아람에 대한 미안함, 솔이에 대한 미안함, 여동생에 대한 미안함.

가까스로 진아람과 깨달음을 맺으려 했지만, 솔이가 중독되어 자신의 품으로 달려드는 도중에 쓰러졌다.

영지호를 무너뜨리는 왕조 찬탈의 전쟁.

수라의 혈맥을 각성하고, 단칼에 남강을 지켜냈다.

무도의 강자에게 쫓겨 도망쳐서 성역으로 들어갔다.

...

이 길을 걸어오면서 서현우는 시시각각 신경을 곤두세웠다.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생사를 걸고 발버둥치면서 지금에 이르렀어.’

“힘들어...”

“정말 힘들어...”

“도대체 왜?”

서현우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의 두 발은 조용히 어두워졌고, 마치 이 끝없는 어둠과 점점 동화되는 것 같았다.

“난 여기서 죽게 될 거야...”

“내가 그리워하는 아내, 딸, 여동생과 아버지는 어떻게 될까?”

“전 세계가 재난의 여생을 축하하며 기뻐하고 있어. 그들의 웃는 얼굴은 저렇게 찬란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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