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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66화

“주 어르신은 좀 어떠세요?” 미색이 원경릉에게 물었다.

“눈은 보이지 않으시지만 다른 후유증이 있을지는 아직 잘 몰라. 없기를 바라고 있고.” 원경릉이 탄식했다.

원용의가 말했다. “일곱째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어르신이 주씨 집안 사람들에게 명을 내려서 조정 관리가 되지 못하게 했다고 해요. 과거도 보지 말라고. 예전에 소국공 소창 나리 느낌이에요!”

“아마 뒷일을 걱정하셔서 그러실 거야. 주씨 집안의 일부는 아주 뼛속까지 나빠 처먹었거든.” 미색이 콧방귀를 뀌었다.

주씨 집안은 주 재상 전에 사실 평판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함부로 날뛰는 것으로 유명했고 애초에 주 재상의 아버지는 황위를 넘본 적도 있었으나 말로는 비참했다.

이렇게 뼛속 깊이 뿌리박은 야심이 핏줄을 타고 흐르는 게 아닐지 걱정해서 주 재상이 그런 엄명을 내린 것으로 야심을 품지 못하게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원용의가 문가를 보더니 물었다. “사식이는요? 오늘 왜 사식이가 안 보이죠?”

“기 상궁이랑 구경하러 갔어. 좋은 비단을 몇 필 사고 싶다던데. 애 낳고 입을 수 있게 옷을 만들겠다며.” 원경릉이 대답했다.

사식이가 임신한 뒤로 배가 엄청 불렀는데 아이를 낳고 나면 분명 지금 이 옷은 못 입게 되므로 다시 급하게 새 옷을 지어야 할 것이다.

“굳이 당신까지 갈 필요까지 있어요? 가지고 오라고 하면 되지. 무턱대고 부딪히고 본다니까요. 자기가 임신한 몸인 걸 신경 안 쓰나 봐요.” 원용의는 사식이가 불안하고 걱정돼서 견딜 수가 없었다. 사식이는 역시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물불을 안 가리는 무모한 동생이었다.

“조심할 거야, 전에 착상을 위해 꼼짝도 못 해서 답답해 죽을 뻔했거든. 나가서 좀 돌아다니라고 해. 사식이가 이제 많이 철이 들었어.”

원경릉이 이 말을 하는데 마음이 착잡했다. 사식이 뿐 아니라 모두가 철이 들어버렸다. 미색마저 처음의 예리함은 없고, 원용의는 어머니가 된 뒤로 상당히 우아하고 차분해지며 점점 일국 친왕비의 풍모를 갖춰가고 있었다.

모두가 성장했고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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