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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나는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저었다.

“몰라요.”

“일부러 애교 마음 뒤흔들려고 저러는 거예요. 매번 전화로 보고 싶다, 하고 싶다는 말만 하고 사랑은 한 번도 주지 않거든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인간도 아니네. 저는 밖에서 애인도 만들면서 애교 누나한테는 왜 그런대요?”

형수도 따라 맞장구쳤다.

“그러니까요. 왕정민은 사람도 아니에요. 배신하고 기만하는 것도 모자라 제 아내를 모함에 빠뜨리려고 머리까지 굴리다니. 이쯤 되면 인간쓰레기죠.”

형수의 말을 한참 동안 들었더니 애교 누나가 너무 안쓰러웠다.

남편이 밖에서 다른 애인을 만나는 것도 모르고 속고만 있다니.

그런데 본인은 남편을 위해 본분을 지키겠다고, 반년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남편한테 미안한 짓 안 하겠다고 그렇게 애쓰고 있으니.

그때 형수가 나를 보며 또다시 물었다.

“수호 씨도 궁금하죠? 내가 왜 친구인 애교한테 이 사실을 숨기는지?”

궁금한 건 사실이다.

형수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말해주기 싫어서 말 안 하는 게 아니라 말 못 한 거예요. 애교는 정말 어질고 착한 사람이거든요. 왕정민과 결혼한 뒤로 늘 남편 생각뿐이었어요. 오죽했으면 온통 남편과 행복하게 살 생각뿐이겠어요. 애교는 남편 엄청 사랑해요.”

“아마 남편이 저를 배신할 거라는 건 꿈도 못 꿀 거예요. 이혼하고 싶어 저를 모함하려 한다는 건 더더욱 생각 못할 거고요. 그런데 만약 이 사실을 말하면 아마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거예요.”

“진흙탕 싸움을 하면 왕정민과 그 내연녀를 절대 이기지 못할 거고, 그 내연녀의 뒷배가 엄청 대단하거든요. 그렇다고 싸움에 휘말리지 않자니 이미 사실을 알아버렸는데 마음이 편하겠어요?”

형수의 말을 들을수록 애교 누나가 너무 안쓰러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때 형수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

“이게 현실이에요. 그 현실에 대항할 능력이 없으면 받아들여야 하지 별수 없어요. 수호 씨 형이 나한테 이걸 말해줄 때 나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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