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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동성은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그러자 태연이 동성의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피곤한 것도 하루 이틀이지. 예전에는 왜 괜찮았는데? 결혼 초기 때를 돌이켜 봐, 하루에 7, 8번도 더 했어. 심지어 새벽 2, 3시까지 나를 놓아주지도 않았으면서. 회사에서 돌아오면 꼭 한 번은 했잖아.”

“그런데 지금 봐 봐. 내가 얼마나 힘쓰는데 왜 맥을 못 추느냐고? 그러면서 문제없다고?”

태연은 말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갓 결혼했을 때 아기를 갖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갖자고 설득해서 매번 피임약을 챙겨 먹었는데.

2년쯤 되면서 회사가 자리를 잡아 다시 요구를 하니 이제는 남편이 맥을 못 추니 태연은 혼자만 노력한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분했다. 애는 혼자서 생기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태연이 울자 동성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울지 마, 자기야. 그래. 자기 말대로 병원 가보자.”

그 말에 태연은 끝내 울음을 그치더니 동성의 품에 안겼다.

“나도 자기 애 빨리 낳아주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이렇게 계속 미루다가 내가 서른 중후반이 되면 애 낳는 것도 힘들어.”

동성은 마음 아픈 듯 태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알아. 우리 함께 노력하면 애는 꼭 생길 거야.”

...

그 시각 나는 끊임없이 시간을 확인하며 형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시계가 9시에서 10시, 10시에서 11시가 되니 나는 애간장이 탔다.

그러다 11시 십몇 분이 되었을 때 방문이 슬그머니 열렸다.

어둠 속에서마저 형수의 풍만한 몸매는 또렷하게 보였다. 형수는 슬립을 입은 채로 나에게 걸어왔다.

“수호 씨, 자요?”

형수가 낮은 소리로 묻자 나는 다급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니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수호 씨 형 이제 막 잠들었어요. 오래 기다렸어요?”

‘네, 기다리다 몸이 타들어 갈 것 같았어요. 형수님이 안 올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나는 이 말을 솔직히 내뱉지 않았다. 내가 온종일 형수를 상대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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