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천은 미간을 찌푸리고 집중해서 보았다. 이윽고 도남천은 시체의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오직 옆면에서만 볼 수 있는데, 시체의 오른손은 투명한 크리스탈을 꽉 쥐고 있는 듯했다. 물론 그 투명한 크리스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도남천과 도범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오른손의 손가락을 펴려고 힘주었다. 너무 세게 쥐고 있어서 펴는 데 큰 힘이 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약간 힘을 주자마자 탁 소리와 함께 마치 기계가 작동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두 사람은 동시에 가슴이 조여 들었고, 본능적으로 손뼈에서 손을 뗐다.탁-손뼈는 긴 탁자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오른손가락은 풀어져 탁자 위에 평평하게 펼쳐졌다. 이윽고 시체가 꽉 쥐고 있던 크리스탈도 이들 눈앞에 나타났다.그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크리스탈로 투명한 결정체였다. 결정체 안에는 빨간색 액체가 반짝이는 빛을 발하며 퍼져 있었는 바, 그 빨간색 액체는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결정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딪치며 한계를 뚫고 나가려는 듯했다. 그리고 결정체 위에는 몇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도남천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턱을 만지며 말했다. “또 다른 상징적인 주문이구나.”그때, 도범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건 상징적인 주문이 아닙니다, 이건 문자예요.”도남천은 놀란 눈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그게 문자라는 걸 알아? 혹시 그 문자를 알아보는 거야?”도범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다양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도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신허계의 독특한 문자입니다. 신허계는 1급 세계로,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문화가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자도 우리와는 다르죠. 여기 새겨진 건 신허계의 문자로, 안에 들어있는 빨간 액체는 고대 석룡의 피 한 방울이예요!”도남천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이게 석룡의 피라고?”도범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드래곤의 피죠. 하지만 순수한 드래곤 족의 피는
이 생각에 이르자 도범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을 내뱉었다.“이 신의 피를 흡수한다면 분명 신허천도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도범이 수련하는 공법인 신허천도는 본래 공간의 법칙을 통제하는 능력을 함유하고 있었다. 이 고대 석룡의 피는 고대 석룡의 공간을 통제하는 천부적인 기술을 내포하고 있어, 도범이가 이 피를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공간 법칙의 이해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러저러한 생각에 흥분한 도범에게, 도남천이 갑자기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도범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의아해하며 도남천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도남천은 한숨을 푹 쉬며 계속 말했다.“먼저 부서진 영혼의 결정체, 그 다음은 공간 법칙을 함유한 고대 석룡의 피, 마치 너를 위해 이 두 가지를 특별히 준비한 것처럼, 네가 지금 정확히 필요로 하는 두 가지잖아? 이건 우연 치고 너무 우연인데?”도남천의 말에 도범도 눈이 동그래져서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우연이긴 했지만,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다. 이윽고 도범은 결정체 위에 새겨진 몇 글자를 가리켰다.“아버지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연은 아닐 겁니다. 이 결정체에 새겨진 글자가 신허계에서 사용하는 글자라면, 이 사람이 신허계 출신일 가능성도 매우 높겠죠.제가 수련하는 공법과 무기도 신허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니, 이 사람과 저는 같은 근원을 공유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이 시체의 물건이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건 우연이 아니겠죠.”그러자 도남천은 다소 난처하게 쓴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이걸 잊었지, 결정체에 새겨진 글자가 신허계에서 사용하는 글자라면, 이 시체도 신허계와 관련이 있겠지. 그렇다면 기암 절벽 아래의 십절곤진도 신허계와 어떤 연결이 있는 건 아닐까?”도범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 시체가 십절곤진 외곽에 나타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만약 정말로 어떠한 연결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큰 비밀일 거예요. 다만 신허계의 재앙과 관련
그러자 공양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런 큰일이라면, 제가 어떻게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도범 후배와 수다를 떨 수 있겠어요?”도범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문제 외에도 밖을 혼란스럽게 만들 만한 무엇인가가 있을 터, 공양은 도범의 물음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전에 말하지 않았나요? 열한 번째 장로가 유일한 친전 제자를 모집한다고요. 이 일 때문에 지금 내문 제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났어요.소문준도 이 문제로 다른 내문 제자들과 도박장에서 싸웠죠. 지금 거기가 얼마나 붐비는지, 사람들이 서 있을 자리조차 없어요. 그래도 한 번 구경하러 갈래요?”도범은 그 말에 다소 무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도범은 이 문제를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단지 친전 제자를 한 명 받는 것뿐이었다. 비록 그 제자가 나중에 장손 장로의 편을 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아마 현재 문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것도 결국 만시종이 일으킨 일들 아닌가. 도범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서로의 머리를 깨뜨린다 해도 전 지금 구경할 기분이 아니네요. 그저 내문 제자들의 소소한 다툼일 뿐이니까요.”조백천과 공양은 입을 삐쭉이며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도범은 그들이 자신을 그런 눈길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는 의아해했다.‘혹시 내가 잘못 말한 걸까?’공양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역시 도범 후배 같은 천재들은 정말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네요. 다른 사람들은 이 일로 수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고 있는데, 도범 후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수련에만 몰두하네요. 정말 존경스러워요.”마지막 말은 비꼬는 것이 아니라 공양의 진심이었다. 도범처럼 창밖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책만 읽는 태도는 공양도, 공양 주변의 제자들도 갖추지 못한 태도였다. 심지어 일부러 수련을 중단하고
도범은 정말로 이 소동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공양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필경 열한 번째 장로는 내문 장로이며, 유일하게 관문 제자를 받는 장로님입니다. 이는 우리 양극종에게도 꽤 큰 일이죠. 게다가 우리 종문의 제자들은 모두 이번 일로 인해 내문 장로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이 일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겠죠. 그리고 다른 내문 장로들도 이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열흘 후, 내문 장로들 모두 병사 점호대에 모일 거예요.”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모든 내문 장로들이 참석한다면, 어떤 핑계를 대든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도범은 눈살을 찌푸렸다. 머릿속으로는 장손 장로의 그 심각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얼굴이 스쳐 지나갔고,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궁금해졌다. 결국 장손 장로가 누구를 자신의 친전 제자로 선택할지.도범과는 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범은 장손 장로가 소문준이 관문 제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어쨌든 소문준은 도범의 적이며, 적이 강해진다는 것은 도범에게도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다. 공양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열흘 후에 도범 후배를 찾아오겠습니다. 그때, 함께 갑시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조백천은 도범이 이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고는 공양의 옷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공양 선배님, 도범 씨가 도박장에 가지 않는다면, 우리 둘이 구경하러 갑시다. 저 같은 서무 제자들도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구경하러 같을 정도니까요.”이 말을 할 때, 조백천의 눈이 반짝였고, 분명히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공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공양도 소문준의 실력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두 사람은 곧장 합의를 보고, 도범과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도박장으로 향했다.방문을 닫은 후, 도범은 마음속으로 시간을 조금 더 정확하게 계산했다. 열흘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물론 고대 석룡의 신선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충돌하는 신수의 피가 마치 감옥에 갇힌 야수처럼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반공중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도범은 신수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도범은 이슬 영함에서 검은색 단검을 꺼내 오른손에 상처를 냈다. 이윽고 피가 도범의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순간 신수의 피가 도망치려 할 때, 도범은 손을 들어 신수의 피 한 방울을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는 번개처럼 빠르게 행동해 방금 다친 상처 위에 피를 눌렀다. 이윽고 신수의 피가 도범의 피와 접촉하자 즉시 희석되었다. 찌릿- 마치 뜨거워진 쇠붙이를 차가운 물에 넣었을 때 나는 소리 같았다.도남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봤지만, 도범은 아무 말 없이 상처를 지그시 눌렸다. 신수의 피는 도범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갔고, 도범은 심장이 납으로 가득 찬 것처럼 소리를 내며 뛰는 것을 느꼈다. 도범의 피부는 빠르게 붉어지고 뜨거워졌다. 그러나 도범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아 두 손으로 법진을 만들어 신허천도의 기술을 돌렸다. 도범은 공법의 힘으로 신수의 피를 억제함과 동시에 흡수했다.“저게 뭐죠?” 도범이 놀란 듯 말했다.도남천도 멍하니 도범을 바라보다가 도범의 말에 앞을 바라봤지만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무엇이 도범을 놀라게 했을까?도남천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무엇을 본 건데? 환각을 본 거야? 아니면 미쳐버린 거야?”연달아 나온 질문에 도범은 도남천이 자신이 본 것을 보지 못했다는 걸 인식했다. 이윽고 도범은 한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반투명한 신용을 보았어요!”“무슨 신용? 나는 왜 보지 못했지?”도남천의 표정은 조금 경직되었지만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분명 신수의 피가 그런 작용을 한 것이다.이곳은 끝없는 별하늘이다. 찬란한 은하가 도범의 곁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다. 이 별 하늘 속에서 수백 미터의 길이를 자랑하는 용은 하늘을 차지하며 솟구치고 있었다.이 용은 도범의 기
주먹이 날아올 때, 도범은 파멸적인 힘이 자신을 향해 밀어붙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은 별하늘마저 떨게 했는데, 그것은 도범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력이었다.퍽-도범은 뒤로 넘어졌고, 균형을 잃고 바로 떨어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땐, 도범은 현실 세계로 돌아와 있었다. 도남천만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도범의 볼을 가볍게 토닥였다.“괜찮아? 도대체 무엇을 본 거야? 땀은 왜 이렇게 많이 흘려?”도범은 숨을 헐떡이며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도범은 방금 그곳이 환상이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 공격은 실로 무서웠다.만약 도범이가 정말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 앞에 섰다면, 남자가 주먹을 휘두르지 않아도, 그저 한숨만 불어도 연기처럼 사라져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할 것만 같았다.도범은 힘없이 손을 저으며 도남천의 부축을 받으며 바로 앉았다.“괜찮아요, 그저 환상일 뿐이예요. 그런데 정말 무서웠어요.”말이 끝나자마자 도남천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도범아! 너 선천 중기 단계에 이르렀구나!”도남천의 말을 들은 도범은 비로소 자신의 수련이 실제로 선천 중기로 돌파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신허천도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더 깊어졌다. 이에 손을 움켜쥐며 온몸에 힘이 넘쳐 나는 것을 느꼈다.도범은 이 힘이 예상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일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실제로 도범은 선천 초기에 진입한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상태이며, H국의 수련 속도에 따른다면 이 기간 동안 여러 경지를 이미 돌파했어야 했다.그러나 현연대륙의 등급이 매우 높고 수련 체계도 다르기 때문에, 고대 석룡의 피가 없다면 도범이 선천 중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었다.이러한 생각에 이르자, 도범은 말을 이었다.“작은 경지 하나를 돌파하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 일이라니, 영천 경지의 무사가 서현주에서는 고수로 여겨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네요. 정말 놀라워요.”도남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이가 환상
도범은 그가 방금 목격한 환상이 신수가 원래 가진 기억의 가장 인상깊은 부분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한편, 도남천은 도범의 말에 놀라서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러나 도범이가 말을 계속 이어가려던 참에 누군가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갑작스러운 누군가의 방문에 도범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물었다.“이 시간에 누구죠?”그러자 도남천은 놀란 듯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분명 공양과 조백천일 거야. 공양이 전에 말하지 않았니? 열흘 후에 너를 찾아와 함께 병사 점호대에 가자고 했다며.”그 말을 들은 도범의 눈이 동그래졌고,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제가 정말로 열흘 동안 수련한 거예요?”도남천도 도범의 표정을 보고 그제야 이해했다. 도범이 무엇에 놀랐는지 알아차린 도남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열흘이 지났어.”도범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알을 굴렸다. 왜냐하면 도범은 방금 그 환상이 매우 짧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고대 석룡과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짧은 환상 속에 빠졌던 시간이 현실에서는 무려 열흘이라니.도남천은 도범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접어두자, 이제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문이 박살 날 것 같아.”“도범 후배! 거기 있죠? 열흘 후에 제가 찾으러 온다고 했잖아요. 혹시 어디 또 수련하러 간 거 아니죠?” 공양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답답함이 묻어났다. 그러자 도범이 한숨을 내쉬더니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도남천이 이슬 영함으로 돌아간 후, 도범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마자 공양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도범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머리를 길게 빼고 도범의 뒤를 살펴보았다. 방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제가 문을 두드리다가 손이 다 상할 정도였는데, 여기서 뭐했어요? 설마 노크하는 소리 못 들었다고 말하진 않겠죠?”그러자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고는 문 앞을 비켜주었다
공양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도 모르게 부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이겼죠. 정말 깔끔하 게요. 도전한 그 녀석은 세 번째로 소문준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소문준은 그 기회를 잡아 검으로 도전자의 가슴을 찔렀고 그 바람에 피가 흥건하게 흘렀어요. 다행히 소문준은 힘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도전자를 더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상처는 꽤 심할 것 같아요. 아마 한 두 달 정도는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거예요.”조백천은 옆에서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날의 상황을 생각하자 조백천의 눈은 반짝였다.“그날 관전대는 사람으로 꽉 찼고, 저와 공양 선배님은 겨우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죠. 그 녀석이 소문준의 검에 가슴팍을 찔린 순간, 아래는 순식간에 들끓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문준이 무적자라고 외쳤죠.”그러자 공양은 조백천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그때 널 말리지 않았다면, 너도 소문준이 무적자라고 외쳤을 거야. 그렇지?”조백천 또한 눈치가 없지는 않았기에 도범과 소문혁 사이의 악연을 알고 있었다. “절대 그렇게 함부로 외치지는 않았을 거예요. 소문준의 동생 소문혁이 계속 도범 씨를 괴롭혔으니, 어떻게 적에게 박수를 칠 수 있겠어요?”이 말을 할 때, 조백천의 표정은 분명 흔들렸다. 그러나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조백천이 한두 마디 외쳤어도, 도범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병사 점장대에 점차 다가갈수록, 주변에는 점차 더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길이 좁아져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세 사람이 점장대에 도착했을 때, 사방이 사람으로 북적였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도범은 마음속으로 오늘 몇 명 정도 왔는지 대략 계산해봤는데, 약 3천 명에서 4천 명 정도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이 오늘 현장에 전부 모인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이때, 공양이 도범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상기시켜 주었다.“오늘 외문 제자와 내문 제자, 그리고 다른 제자들은 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