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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강세헌은 그녀의 다리를 힐긋 바라보며 해명했다.

“그땐 내가 홧김에 그랬어요.”

홧김에 그녀를 밀쳤다고 한다.

송연아는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러니까 그녀의 죽음을 무릅쓰고 건물에서 밀쳐낼 수 있다는 말인가?

“내가 떨어져서 죽으면요?”

“그럴 리는 없어요.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기껏해서 장애인이 돼요.”

강세헌이 죽 한술 떠서 호 불며 식힌 후 그녀의 입가에 갖다 댔다.

송연아는 그런 강세헌이 실로 불편할 따름이었다.

“죽에 독 탄 건 아니겠죠?”

그녀가 예민한 게 아니라 강세헌의 태도를 진짜 헤아릴 수가 없었다.

강세헌은 그녀를 몇 초 동안 빤히 쳐다봤다.

‘너의 마음속에서 내가 그토록 용서할 수 없는 나쁜 놈인 거야?’

“연아 씨를 계속 내 옆에 두고 못살게 굴어야죠. 당분간 죽일 생각 없어요.”

강세헌이 일부러 악독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 모습에 송연아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래, 이게 바로 세헌 씨지.’

송연아는 입을 벌려 죽을 한 입 먹었다.

강세헌은 인내심 있게 그녀에게 죽 한 그릇을 전부 다 먹였다.

오은화가 닭국까지 끓여왔다. 강세헌이 국을 떠주려 하자 송연아가 손사래 쳤다.

“나 배불러요.”

너무 많이 먹으면 젖이 더 불까 봐 걱정됐다.

그러면 가슴이 부풀어 올라 엄청 아플 것이다.

강세헌이 그녀에게 물 한 컵 따라주었다.

송연아는 두어 모금 마시고 자리에 누우려 했다.

강세헌이 부축해주다가 부주의로 그녀의 가슴을 다쳤다.

“스읍.”

송연아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왜 그래요?”

강세헌이 물었다.

송연아는 이불을 덮고 얼굴만 내민 채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만 강세헌은 바로 눈치챘다. 그녀가 가까이 기댈 때 가슴이 엄청 딱딱했고 옷도 다 젖어 있었다.

강세헌은 잘 알진 못해도 얼추 알고는 있었다. 이제 막 출산한 그녀가 젖이 부풀어 올라 힘들어한다는 것을.

“의사 선생님 불러올까요?”

강세헌이 물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송연아가 대답했다.

그녀는 의사라서 며칠만 참으면 나아진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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