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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사랑스러워

여준재는 인내심을 갖고 차분하게 말했다.

“너희 엄마가 나를 치료해 주었고…… 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내가 너에게 장난감을 선물한 것도 고마움의 표시야. 그러니까 받아도 돼.”

하준은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레고를 절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여준재는 마음속으로 꼬맹이가 남의 걸 탐내지도 않고 예의도 바른 것이 참으로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고다정 이 여자, 애들 교육을 참 잘했네. 젊은 여자가 대단해.’

구남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엄마, 아빠가 참으로 잘 가르쳤구나. 착하네.”

남준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는 처음 봤다.

하지만 칭찬이라고 한 말에 하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 아빠 없어요. 엄마와 외증조할머니만 있어요.”

목소리가 씁쓸함을 띠고 있는 게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여준재와 구남준은 순간 자신들이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했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그나저나 집에 들어오고부터 애 아빠는 보이지 않았다.

앞에 다정과 두 번 만났을 때도 그녀는 늘 혼자였다.

추측해 보면 아마도 이혼했을 것이다.

“꼬마야, 미안해. 아저씨가 몰랐어…….”

구남준은 진심으로 사과했다. 남준은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비록 한부모 가정이지만, 애들이 참으로 예의 바르게 잘 컸다.

오히려 하준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이미 익숙한걸요. 비록 저는 아빠가 없지만, 멋진 사내대장부가 되어 우리 가족들을 지킬 거예요.”

그의 말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눈빛에 확고함이 담겨 있었다.

‘난 이 집안에서 유일한 남자야. 앞으로도 내가 외증조할머니, 엄마, 여동생을 지켜야 해.’

여준재와 구남준은 말없이 하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꼬마 아이가 이렇게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니.’

하준은 전혀 개의치 않고 혼자 잘 놀고 있었다. 비록 방안은 적막감이 감돌았지만.

한편 다정과 하윤은 약방에 도착했다.

이른바 ‘약방’이라 함은 바로 그들이 거주하는 주택단지 아래층에 있는 작은 창고를 말하는 거였다. 거기에 다정이 재배한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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