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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끝낼 때가 됐다

고경영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일었다.

그는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네 돌아가신 엄마의 목걸이가 나한테 있어. 내가 알기로는 그건 네 엄마 혼수였는데…….”

다정은 의심스러웠다. 아버지가 자꾸 오라고 하는 것에는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했다.

고경영이 갑자기 자신에게 집에 오라고 하는 것은 틀림없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일 텐데…….

‘목걸이? 본인이 지어내서 날 속이려는 거 아냐?’

“그걸 내가 어떻게 믿죠?”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꽉 쥐고 물었다.

“정 못 믿겠으면 네 외할머니한테 가서 물어보거라. 외할머니가 알려주실 거야. 청첩장은 이미 보내뒀다.”

고경영은 음침한 표정을 짓고, 눈에는 승리의 빛이 반짝였다.

다정은 전화를 끊고, 강말숙의 침실로 달려갔다.

강말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손바느질하고 있었다.

“외할머니,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다정은 문을 밀고 들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강말숙은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데 그러니? 물어봐.”

심각한 다정의 표정을 보니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고경영이 말하기를, 엄마가 시집올 때 혼수로 장만한 목걸이 하나가 있다면서 저더러 가지러 오래요…… 혹시 정말 그런 목걸이가 있나요?”

강말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목걸이가 하나 있긴 했지. 내가 젊었을 때 너의 외할아버지께서 내게 사준 선물이야. 그걸 너희 엄마가 시집갈 때 줬단다.”

이 말을 하던 강말숙의 얼굴에는 그리움이 일었다.

“언제 가지러 오라던?”

다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

“다음 주 수요일, 고다빈과 진시목의 결혼식 당일에요…….”

강말숙의 눈에 경계의 눈빛이 비쳤다.

“아마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거다. 너희 엄마가 돌아가신 지 벌써 몇 년째인데 이제야 이 얘기를 꺼내다니…… 지금에 와서 그걸 미끼로 너를 결혼식에 부르려는 속셈인 거 같은데……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지 않는 게 좋겠어. 그 집안 인간들이 너를 어찌할까 봐 두렵구나.”

예식장에서 모욕당할 게 뻔했다.

다정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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