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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내게 다 돌려줘야 해

고다정은 가볍게 웃으며 상대방을 달랬다.

“당연히 알지. 평소에는 너무 바쁘지 않아?”

그녀의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녀는 너무 바빠서 옛 친구들과 연락할 시간이 없었다.

상대방은 인정하지 않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그만해, 이 양심도 없는 사람아. 실종된 것처럼 사라져 놓고는 이제야 연락하네, 이제야 내가 생각났나 봐?]

다정이 머쓱하게 코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그 사람의 말속에 뼈가 있다는 걸 알아 더욱 마음이 아팠다.

요 몇 년 동안 그는 다정을 적지 않게 걱정했었다.

다정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만날까? 우리 오랫동안 못 봤잖아.”

이 말 속에는 그의 비위를 맞추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의 마음 속의 원망은 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상대방은 달갑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언제?]

다정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오늘 오후 2시, 전에 만났던 커피숍에서 만나.”

그곳은 그들의 오래된 아지트였고,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거야.”

상대방은 승낙했다.

다정은 변함없는 그 사람의 행동에 너무 기뻤다.

……

오후 2시, 다정은 약속대로 도착해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당당하게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왔을 땐, 이미 한 남자가 다리를 꼬고 잡지를 읽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냉소적인 표정이었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지나가던 여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며 그를 훔쳐보았다.

곁눈질로 그를 쳐다보는 여학생들의 작은 움직임을 엿본 뒤, 교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들의 마음을 휘저었다.

다정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고 한숨을 쉬며 모든 소녀의 부러운 눈초리 속에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랜만이야.”

그녀가 여유롭게 인사를 하자 상대방은 그녀를 보자마자 잡지를 툭 던졌다.

“내 얼굴은 안 까먹었나 봐.”

상대방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고다정 씨, 얼른 앉으세요.”

다정은 조금도 짜증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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