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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8화

한현진이 피식 냉소를 흘렸다.

“그렇군요.”

한현진은 젓가락으로 그릇 안에 담긴 물만두를 뒤적였다. 그녀는 젓가락으로 그릇을 부딪치며 끊임없이 맑은 소리를 냈다.

강한서는 한현진의 본가에서 그녀와 밥을 먹은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식사 예절이 밝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강한서가 본 한현진은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제야 그는 뒤늦게 뭔가를 눈치채고 말했다.

“화났어요?”

“그럴 리가요.”

한현진이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강 대표님께서 이렇게 늦게 퇴근하시면서까지 제 음식을 챙겨주시니 기뻐서 몸 둘 바를 모르겠는데요. 하하.”

“...”

강한서는 뭔가 한현진의 특징을 눈치챈 것 같았다.

그녀는 화가 나면 자신을 강 대표님이라고 불렀다.

또 기억 조각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때도 한현진은 지금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했었다.

“강 대표님, 시계 예쁘네요.”

하지만 그때의 한현진은 진심으로 시계가 예뻐서 칭찬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빈말을 건넨 것이었다.

한현진이 화낸 포인트를 알 수 없었던 강한서가 물었다.

“새우 물만두 안 좋아해요?”

한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새우는 임산부에게 좋죠. 태아에게도 좋고요.”

“...”

강한서는 그 말에 뭔가를 깨달았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입을 열었다.

“한세 한식당 대표가 제가 늘 새우 물만두만 사 간다고 해서, 전 한현진 씨가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 말에 한현진이 멈칫했다. 그녀가 다시 물만두를 입에 넣었을 때, 더 이상 젓가락으로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강한서는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임산부는 역시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해. 화도 쉽게 냈다가 또 쉽게 풀잖아.’

물만두를 다 먹은 한현진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강한서가 그런 한현진을 불렀다.

“나가서 좀 걸어요. 소화도 시킬 겸.”

그러자 한현진이 더 놀라고 말았다.

‘강한서는 내 카리스마를 느끼고 싸움 대신 굴복을 선택한 거야?’

도륵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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