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92화

여기까지 생각한 송병천의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비서한테 연극 티켓을 두 장 예매하라고 했어. 내일 오후에 시간 있어?”

서해금은 다소 의외였다.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지만, 항상 그녀가 모든 것을 준비한 후 송병천을 불러냈다. 그는 먼저 약속을 잡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있다고 해도 친구의 초대를 거절하지 못해서였다.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있어요. 몇 시 공연이에요?”

“3시, 내일 데리러 갈게.”

서해금은 알았다고 대답했다.

송병천은 국을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

“가람은 20년 키웠으니 오래 전부터 친자식으로 생각했어. 현진은 20여년 떨어져 있다가 어렵게 다시 만나서 가끔 그쪽으로 기우는 걸 어쩔 수 없어.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서해금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에요. 다 이해하니까 설명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에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으니 당신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해요. 제가 민준을 키우기 시작할 때 겨우 열 살이었어요. 나이가 어려서 맞추기 쉽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현진은 돌아올 때 이미 성인이었어요. 고민이 있어도 숨기는 나이였죠. 저는 그저 그 애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잘 몰랐을 뿐이에요. 게다가 이번에 가람이 한서를 구한 걸 놓고 속으로 원망하는 것 같아요. 저도 자꾸 말하면 귀찮아할까 봐 말하지 못했어요.”

송병천은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

“현진은 철없는 아이가 아니야. 당신이 잘해주면 그 애는 당신한테 더 잘할 거야. 은혜를 갚을 줄 알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것이 아람과 똑같아.”

서해금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눈을 내리깔고 나지막이 말했다.

“알았어요.”

이어서 한현진이 아름드리 펜션에 사는 문제를 얘기했는데, 서해금은 결혼하지 않았으니 같이 사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한서가 한현진을 기억 못하기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서가 현진에게는 생명의 은인이고, 이번에 가는 목적도 한서가 기억을 되찾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