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고요.”하영은 갑자기 동거하는 일에 잠시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시 유준 곁으로 가서 앉았다.“우리의 진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서요. 남들은 연애할 때 천천히 진도를 나가잖아요. 그럼 우리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단계를 건너뛰어야 하나요?”“이건 너 자신의 생각이야, 아니면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까 봐 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유준이 물었다.“아이들은 당신이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여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준은 하영은 품에 꼭 안았다.“하영아, 난 단지 너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 그래.”유준은 목소리가 많이 잠겼다.“널 다시 잃을까 봐 두렵거든.”포옹 때문인지 유준의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 소리가 하영의 귀에 들려왔다 그녀는 유준의 불안함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계속 동거를 완곡하게 거절하고 싶었던 그 마음도 왠지 모르게 약해졌다.“알았어요.” 하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쫓아내지 않을 테니...”“G!갑자기 누군가 침실 문을 세게 걷어찼다.캐리가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하영의 말을 끊었다.애매한 분위기는 순간 깨졌고, 하영은 유준을 세게 밀어내더니 쑥스러움에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었다.유준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불쾌하게 캐리를 노려보았다.“노크도 할 줄 모르는 거야?!”캐리는 눈을 크게 뜨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헐, 두 사람 방금 다음 단계로 나갈 준비하고 있었구나?! 내가 방해했나?!”“아니!” 하영은 재빨리 설명했다.“갑자기 무슨 일이야?”캐리는 야식을 든 손을 들었다.“너랑 같이 야식 먹으려고. 그런데 정 대표님도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어.”하영은 얼굴이 붉어졌다.“나 안 먹으니까 너 혼자 먹어.”“아, 그럼 두 사람 하던 거 계속해!”말이 끝나자 캐리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유준의 눈빛에는 분노가 어려 있었다.“캐리를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해.”“평소엔 안 이래요.” 하영은 골치가 아팠다.“분명히 나에게 할 말이
세준과 희민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그들은 아무도 이 늦은 시간에 아직도 컴퓨터를 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오히려 세희가 비웃었다.“캐리 아저씨, 사실 세희도 잠을 안 잔 게 아니에요. 오빠들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그래요!”캐리는 이해한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키보드 소리는 확실히 시끄럽지. 참, 내일 토요일인데, 우리 같이 놀러 나갈까?”“싫어요!!”세 아이는 이구동성으로 거절했다.지난번에 캐리가 마치 그들을 개 산책시키는 것처럼 대했으니, 아이들은 더 이상 그런 체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캐리는 입에 먹을 것을 씹으며 말했다.“이제 너희들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니 너희들도 나에게 의지해야 하지 않겠어?”“아저씨가 우리에게 의지하고 싶은 것 같은데?” 세준은 정곡을 쿡쿡 찔렀다.“만약 그 아저씨가 여기에 없었다면 캐리 아저씨는 우리 엄마와 같이 야식을 먹었겠죠.”캐리는 풀이 죽었다.“이렇게 말하니까 나 정말 버림받은 것 같아.”희민이 말했다.“캐리 아저씨, 아빠와 엄마의 관계가 좋아진 이후, 엄마도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지 않아요?”캐리는 잠시 생각했다.“그런 것 같아, 됐어, 하영이 즐거우면 돼.”세희는 꼬치를 내려놓더니 캐리의 품에 안겼다.그리고 사슴처럼 초롱초롱한 눈을 들어 걱정하기 시작했다.“캐리 아저씨는 떠나지 않겠죠?”“내가 어딜 가?” 캐리는 세희에게 물었다.“우리 엄마 아빠를 방해할까 봐 나가려 할지도 모르잖아요.”“뭐가 방해되는데!”캐리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들 사이에 끼어든다는 것도 아닌데, 너희 엄마가 날 쫓아내지 않는 한, 난 그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정유준이 정말 너희 엄마에게 잘해 줄지가 문제야. 만약 그들이 또 말다툼을 한다면, 나도 너희 엄마 위로할 수 있잖아!”세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혹시 우리 엄마 좋아해요?”캐리는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나와 네 엄마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야! 우리 베스트 프렌드라고!”
희민과 세준 두 사람은 멍하니 캐리를 바라보았고, 캐리는 머리를 긁적였다.“그냥 그렇다는 거야. 난 MK 그룹의 대표가 아니니 정유준에게 어떤 라이벌이 있는지 몰라.”희민은 눈을 드리웠다.“캐리 아저씨가 한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현재 MK가 공격을 받은 회사는 총 몇 곳이지?”“다 공격했다고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들은 전부 돌파하지 못했어.”캐리는 잠시 생각했다.“그럼 어느 회사가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지?”희민은 멍해졌다.“이걸 통계한 적이 없어요.”세준은 눈살을 찌푸렸다.“그 사람 지금 우리를 교란하고 있어. 우리도 목표를 잘못 생각했고!”“우리는 위치 추적을 해서 이 사람을 찾아내려고만 했지, 회사가 공격을 받은 횟수에 주의를 돌리지 않았어!”세준은 희민을 바라보았다.“그럼 지금은 통계를 할 수 있을까?”“가능은 하지만 아빠가 나서서 모든 회사의 기술부와 회의를 열어 공격 횟수를 집계하라고 해야 해.”세준은 의자에 기대었다.“그럼 가서 말할까?”“내가 기회를 봐서 말할게.”희민이 말했다.“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계속 추적을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틀림없이 눈치챌 거야.”“음.”캐리는 두 아이를 쳐다보았다.“이렇게 긴장하는 것을 보니 정말 너희들 데리고 나가서 놀고 싶다.”“왜요?” 세준과 희민은 함께 캐리를 바라보았다.“글쎄, 뭐랄까, 나가서 기분 전환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지 않겠어?”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세희는 하품을 했다.“캐리 아저씨...”세희는 나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캐리는 고개를 숙이고 세희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세희야?”“졸려요.”세희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캐리 아저씨가 안아줘요.”캐리는 손에 든 바비큐를 내려놓더니 세희를 품에 안았다.“좋아, 아저씨 안고 자자.”세희가 두 눈을 감자, 세준과 희민도 따라서 조용해졌다.캐리는 핸드폰으로 여행에 관한 웹사이트를 훑어보았는데 결국 스키장을 예약했다. 그리고 두 아이를 향해 말했다.“
“그 사람이 조급해할 때, 내가 가서 자극하길 원하는 거구나.”유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서재에 도청기가 있으니 이것도 놓칠 수 없는 기회지. 넌 어떻게 생각해?”“응.”유준은 대답했다.“하지만 네가 집사를 잡아도 아무 소용이 없을지도 몰라. 정창만을 향한 충성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니까.”“집사를 협박하는 것은 소용없지만, 가족은 약점이 될 거야.”유준은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 같군. 집사의 아들은 양자일 뿐, 친아들이 아니야.”예준은 멍해졌다.“여기까지 자세히 조사한 적이 없는데... 그럼 집사를 협박할 수 있는 일 또 없어?”“집사에게 너무 뚜렷한 약점이 있었다면, 그 사람도 줄곧 자신의 곁에 두지 않았겠지.”예준은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잡은 다음 다시 상의하자.”“음.”전화를 끊은 후, 침실 문이 다시 열렸다.하영이 옷방에 가서 패딩을 꺼내고 나올 때, 유준이 갑자기 앞에 나타났다. 하영은 깜짝 놀라 입을 열려고 했지만, 유준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미안해, 같이 갈 수 없어서.”유준은 미안함을 느끼며 말했다.하영은 웃음을 금치 못하며 유준을 살짝 밀어냈다.“이게 뭐라고, 당신이 바쁜 거, 나도 잘 알아요.”“네 오빠 일 때문이야.”유준은 솔직하게 말했다.“정창만은 오늘 예준을 죽일 계획이거든.”이 말을 듣자, 하영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그녀는 눈을 들어 유준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야??”유준은 예준의 일을 그대로 하영에게 알렸다.“우리 오빠한테 전화할래요!” 하영은 긴장을 하며 핸드폰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유준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네 오빠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 계획을 알게 된 이상, 여러 가지 대책이 있을 거라고. 그리고 지금 내가 있으니 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우리 오빠가 어떻게 대처할 건지 말 안 해줬어요?”“아니, 하지만 난 예준을 믿어.”인나와 연락을 한 후, 하영은 불안한 마음으로 캐리와 함께 아이들 데리
현욱은 안전벨트를 매준 후, 하영에게 말했다.“네, 하영 씨와 캐리 씨만 있으면 충분하니까요.”인나는 어깨를 으쓱했다.“오늘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며 아침 일찍 나한테 휴가를 냈어. 그래서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현욱은 헤헤 웃었다.“역시 우리 마누라 최고!”캐리는 소름이 돋았다.“야, 너희 커플들은 나 같은 솔로의 느낌을 좀 배려할 수 없어?”현욱은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들었다.“그럼 캐리 씨도 여자친구 사귀어서 우리에게 보여줘요!”“그런 말 들어본 적은 없나요?” 캐리가 말했다. “사랑은 몰래 해야 한다고.”“캐리!” 하영은 즉시 그의 말을 끊었다.“이제 그만하고 가자!”캐리는 그제야 정신 차리더니 얼른 사과했다.“내가 이상한 말만 했네! 미안해요, 친구!”현욱은 캐리를 상대하기 귀찮아 인나에게 몇 마디 당부한 다음, 차 문을 닫았다.차가 시동을 걸자, 인나는 피곤해서 의자에 기대었다. 하영은 인나를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인나야, 너 어디 불편한 거야?”인나는 힘들게 눈을 떴다.“하영아, 알아차렸어?”하영은 그제야 깨달았다.“현욱 씨가 모임에 나가는 것을 동의한 이유가 너무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야?”“응, 내가 임신한 일 때문에 충분히 고생했으니까. 계속 내 곁에 있다 걱정이 돼서 잠이라도 못 자면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아.”하영은 인나의 이마를 만졌는데, 체온이 정상인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어디가 불편한데?” 하영이 물었다.“내가 진석 씨한테 물어볼게.”인나는 자꾸 눈이 감겼다.“그냥 온몸에 힘이 없고, 머리도 어질어질해. 정말 이상하네, 나 요즘 뭐 이상한 거 먹지 않았는데.”“임신하면 원래 많이 졸리긴 해.”하영이 말했다.“일단 눈 좀 붙여, 도착하면 깨울게.”캐리는 얼른 외투를 벗어 인나에게 덮어주었다.“옷 덮어, 감기에 걸릴라.”인나는 하영과 캐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나 먼저 잘게.”말을 마치자 인나는 눈을 감고 쉬었다.하영
집사는 깜짝 놀라 즉시 양다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아니,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양다인은 놀란 표정으로 앞에 있는 차를 가리켰다.“누군가 길을 막아서요.”집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앞을 바라보았다. 그 차 안에서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내려오는 것을 보자,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차를 겹겹이 에워쌀 때에야 집사는 정신을 차렸다.집사는 재빨리 양다인의 머리채를 잡더니 노발대발했다.“이게 감히 어르신을 배신하다니!!”양다인은 집사의 손을 세게 뿌리치더니 오히려 집사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이 개자식이! 네가 뭔데 날 혼내는 거야?!” 양다인은 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집사는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도대체 어떻게 외부에 소식을 전달한 거지?! 네 핸드폰은 이미 압수되지 않았어?!”양다인은 차갑게 웃었다.“내가 알려줄 것 같아?!”말이 끝나자 양다인은 차 문을 잠금 해제 했고, 밖에 있던 경호원들은 즉시 차 문을 열어 집사를 끌어내렸다.양다인도 차에서 내려 그들을 따라 떠났다.30분 후.경호원은 눈을 가린 집사를 폐기 창고로 끌고 들어갔다. 집사도 발버둥 치지 않고 주위의 동정을 자세히 듣고 있었다.예준은 천천히 집사 앞으로 걸어갔고, 경호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집사의 안대를 벗었다.안대가 벗긴 순간, 집사는 눈부신 빛에 눈을 가늘게 떴다.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이 예준이라는 것을 똑똑히 본 후에야 화를 냈다.“소예준 도련님, 정말 좋은 대책을 세우셨군요!!”경호원은 예준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고, 예준은 앉아서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들만 날 해칠 수 있고, 난 반격하면 안 되는 거예요?”“도련님, 그런 막말 하지 마세요!” 집사가 말했다. “내가 언제 당신을 해치려고 했죠?!”예준은 고개를 살짝 돌렸고, 옆에 있는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창고를 나서더니 얼마 후, 얼굴이 부은 남자를 데리고 돌아왔다.집사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예준은 담담하게
집사는 콧방귀를 뀌었다.“내 양아들의 존재를 알았다고 해서 날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요! 난 여태껏 그 아이를 안중에 두지 않았으니까!”예준은 내색하지 않고 입술을 오므렸다.‘유준이 말한 게 확실히 사실이군.’예준은 차갑게 집사를 바라보았다.“하긴, 정창만의 곁에 있는 사람이 무슨 좋은 사람이겠어요.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이 인정하지 않아도 난 증거가 있거든요.”“증거?” 집사는 크게 웃었다.“당신이 무슨 증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이 일은 이미 20여 년이 지났으니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 거야!’‘만약 정말 뭐 라도 찾았다면,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겠어?’‘모든 감시 카메라는 완전히 파괴되었다고!’‘소예준 지금 허세 부리고 있는 게 분명해! 나도 절대로 걸려들 순 없지!’예준은 휴대전화를 꺼내 전에 희민이 복구한 감시화면을 찾아냈고, 경호원더러 집사에게 보여주라고 했다.집사는 실눈을 뜨고 바라본 후,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소예준이 어떻게 이걸 얻었지?!’‘왜 20여 년 만에 산산조각이 난 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었던 거지?!’집사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건 내가 아니에요! 합성한 영상으로 날 협박하지 말라고요!”예준은 참을성 있게 말했다.“인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경찰은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를 조사할 수 있으니까.”집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지금 우리 어르신을 해치려는 건가요!!”“해쳐?” 예준은 비웃음을 퍼부었다.“당신들은 내 아버지를 죽였어요. 이제 마땅한 처벌 좀 받는 것뿐인데 그게 뭐라고?!”“도대체 뭘 할 작정이냐고!!”“내가 잘 알려준 것 같은데요?”예준이 말했다.“난 직접 당신들을 감옥에 보내 죗값을 치르게 할 거예요!”집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예준이 떠나는 것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는 여기에 남겨졌다.예준이 창고 밖으로 나갔고, 양다인은 그의 차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예준이 문을 여는 순간, 양다인은 얼른 물었다.“제가 그 개 같은
“엄마.” 옆에 있던 세희가 문득 입을 열었다. “엄마, 나 이 신발 신을 줄 모르니까 좀 도와줘요.”하영은 세희에게 주의를 돌렸다. 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세희를 도와 스키화를 신었다.인나는 손으로 옷을 잡으며 팔을 비빌 수밖에 없었다.장비를 모두 정비한 뒤, 하영은 인나의 팔을 잡고 세희와 함께 탈의실을 나섰다.밖에서 캐리와 두 아이는 이미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희민은 인나의 배를 한참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이모, 내가 이모랑 같이 여기서 눈사람 만들게요.”인나는 두 눈에 빛이 났다.“스키 타러 가지 않을 거야?”희민은 고개를 저었다.“난 아직 이런 운동을 할 수 없어서요. 마침 이모와 함께 놀아줄 수 있잖아요.”인나는 희민의 스키화를 보았다.‘희민은 조금만 놀아도 문제가 없는데.’‘하지만 나와 함께 하기 위해 일부러 스키를 포기했다니.’인나는 감동에 눈시울을 붉혔다.“고마워, 희민아. 우리 얼른 놀러 가자.”희민은 인나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러 갔고, 하영과 캐리는 세준 세희를 데리고 스키를 타러 갔다.처음에 하영은 세희를 데리고 연습을 했는데, 세희는 도무지 탈 줄 모르는 데다 하영은 힘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결국 캐리가 하영을 대신했다.세준과 하영이 쉽게 배운 것을 보고 세희는 억울함에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풀이 죽은 채 캐리에게 물었다.“아저씨, 세희 정말 멍청한 거 맞죠?”캐리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뒤적이고 있었다.“뭐가 멍청해? 세희 너 엄청 똑똑하잖아.”“이거 봐요, 오빠도 처음 스키를 타는데 벌써 스스로 탈 줄 알지만, 세희는 아직도 할 줄 모른단 말이에요!”세희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난 널 날게 할 방법이 있어!”캐리는 주머니 속의 물건을 보여주었다.세희는 캐리의 손에 있는 탄력띠를 보며 아주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세준과 하영은 한 바퀴 탄 뒤, 다시 원래의 곳으로 돌아왔다.제자리에 서자마자 세준은 세희와 캐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는데, 하마터면 똑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