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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그런 시원이 유준을 배신했다니, 인나는 믿지 않았다.

‘허 비서에게 분명히 무슨 고충이 있을 거야.’

인나는 시원을 매우 믿고 있었다.

이때 기범이 입을 열었다.

“이쪽의 일도 거의 다 알아냈으니 이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은데.”

현욱은 고개를 획 돌리며 인나를 바라보았다.

현욱의 시선에 인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았다.

현욱의 눈빛엔 아픔이 스쳤다.

“인나 씨, 난...”

“내가 말했죠.”

인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은 이런 말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현욱은 입을 오므렸다.

“그럼 이제 내 번호를 차단하지 말아줄래요?”

기범은 현욱을 바라보았다.

‘와, 이 비천한 태도 좀 봐???’

인나가 말했다.

“이미 해제했어요. 만약 돌아가서 하영을 만날 수 있다면 꼭 나에게 하영의 상황을 알려줘요.”

비록 하영 때문이었지만 현욱은 인나가 더 이상 자신의 번호를 차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무척 기뻐했다.

‘이렇게 되면 난 인나 씨를 천천히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어.’

국내에서, 진석은 시원과 앨리를 데리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한 후, 시원은 연세 병원이란 네 글자를 바라보며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눈 밑의 감정을 감춘 시원은 진석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VIP층으로 올라가자, 시원은 그제야 천천히 눈살을 찌푸렸다.

‘누굴 보러 온 거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순간, 시원은 두 병실 앞에 모두 경호원이 서서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나오자, 경호원은 공손하게 진석에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

진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직접 앞으로 걸어가서 하영이 있는 병실 문을 열었다.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로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는 하영을 보며 진석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는 두꺼운 거즈를 감은 하영의 손목에 시선이 떨어졌다.

진석은 입술을 오므리며 하영의 옆으로 걸어갔다.

시원과 앨리도 따라 들어왔다.

하영을 본 순간, 시원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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