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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차설아,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서은아는 얼굴을 붉히며 한 마리의 사나운 짐승 개처럼 온몸의 힘을 다해 차설아를 향해 뛰어들었다.

“네가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해? 내 손에는 너의 모든 걸 망가뜨릴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데 나 건드리지 마. 아니면...”

”그만해!”

성도윤이 호통을 쳐 서은아가 계속 말을 해내러 가는 것을 막았다. 그는 긴 팔로 서은아의 몸을 잡고는 냉랭한 눈빛으로 경고를 날렸다.

“이미 많이 쪽팔려. 그러니까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아니면 서가 전체를 팔아도 모자라니까.”

남자의 말이 떨어지자 서은아는 순간 온순해졌고 한마디도 더 내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차설아는 이미 두 사람 사이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일부러 서은아의 화를 돋우며 말했다.

“날 망가뜨릴 물건이란 게 뭐야? 우리 딸, 아빠한테 얘기해봐. 화 안 낼게. 아니면 그냥 허세 부리는 거야?”

”...”

서은아는 성도윤의 품에 숨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는데 눈빛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듯했다.

“당신도 그만 해요. 원래 이런 성격이어서 그래요, 내가 대신 사과하죠.”

성도윤은 가볍게 차설아를 향해 고개를 숙였는데 이렇게 예절을 차리는 모습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멀게 해버린 것 같았다.

차설아는 순간 김빠진 공처럼 풀이 죽었고 가슴이 답답해 났다.

이런 태도는 남자가 직접 그녀와 화를 내고 다투는 것보다 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두 사람 무슨 사인데 그쪽이 대신 사과를 하는 거죠?”

차설아는 냉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서은아는 순간 기운이 났는지 성도윤을 툭툭 치며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도윤아, 차 대표님이 물으셨으니까 대답해야지. 마침 여러분께 우리의 사이도 밝히고.”

성도윤은 서은아의 어깨를 감쌌는데 마치 일종의 무언의 방식으로 그녀를 안심시키는 것 같았다.

이 장면은 차설아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는데 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나랑 은아는...”

”잠깐!”

성도윤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차설아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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