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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넌 우리 반... 아니, 대학교를 통틀어 유명한 풍운아였잖아. 지금까지도 네가 단상에 서서 발표할 때 모두의 주목을 받던 장면이 잊히지 않아.”

“이게 대체 몇 년 만이지? 넌 여전하구나. 그동안 뭐 했는데 당최 연락이 안 되는 거야? 이따가 거하게 한잔해보자고.”

친구들의 환대에 염무현은 마음이 금세 훈훈해졌다.

어쨌거나 다들 박동하와 같은 부류는 아니었으니까.

학창 시절의 우정은 이익에 따른 분쟁이 없기에 비교적 순수한 편에 속했다.

설령 누군가 큰코다치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친구끼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눈살을 찌푸린 양소민이 염무현의 출소 사실을 폭로하기 직전 박동하가 불쑥 끼어들었다.

“아직 시간은 있어, 괜스레 민망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리면 말짱 도루묵이잖아.”

“알았어, 룸에 가서 망신을 줄게.”

양소민은 단번에 알아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나 지금 볼 일이 있어서 나중에 다시 만나서 얘기하자.”

염무현은 동창회에 참가하려고 호텔을 찾은 게 아니었지만 친구들의 열정을 당해내지 못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딜 간다고 그래?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어? 이따가 다른 애들도 올 거야.”

박동하가 짐짓 통이 큰 척 말했다.

“다들 서 있지 말고 들어가서 얘기해. 룸은 이미 예약했거든?”

염무현은 친구들에게 끌려가다시피 억지로 위층에 있는 룸으로 향했다.

널찍한 룸 안은 사치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지름이 5m가 넘는 거대한 원목 식탁은 30명의 손님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다.

염무현은 시계를 흘긋 쳐다보았다. 6시 30분까지 아직 20분이 남았다.

기왕 따라왔으니 맘 편히 동기들과 옛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역시 동하답네! 이렇게 럭셔리한 호텔을 예약하다니, 돈 꽤 썼겠는데?”

사람들은 주최자의 비위를 맞춰주기 바빴다. 어쨌거나 박동하 덕분에 호강하게 된 건 사실이니까.

“친구끼리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박동하는 호탕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갔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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