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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백희연은 화가 났지만 염무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자신의 목숨이 그의 손에 달려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흰둥이? 정말 이 몸을 개 취급하는군!’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준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염무현은 이렇게 말했다.

“약속만 지키면 앞으로 필요한 건 뭐든지 도와주도록 노력하지. 예를 들어, 이 청교인처럼.”

백희연의 동그란 두 눈이 갑자기 반짝였다.

“정말?”

“약속은 꼭 지키지!”

염무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그제야 백희연은 분노가 기쁨으로 바뀌었다.

“당신 입으로 직접 말한 거야. 주인으로서 뱉은 말은 지켜. 절대 속이면 안 돼.”

“걱정 마. 난 다른 사람들처럼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은 하기도 싫고 하지도 않을 거야.”

오후 4시 30분, 유조선은 증기 호각 소리를 내며 출항했다. 배는 긴 하얀 흔적을 남기며 더 깊은 바다로 향했다.

여섯 시가 조금 지난 시각,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공주 드레스를 입은 연희주가 방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해맑은 미소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부님, 저녁 먹으러 가요!”

“그래요!”

염무현은 잠든 흰둥이를 재빨리 안아 들었고 흰둥이는 졸린 눈을 한 채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천 년 만에 가장 맘 편히, 스트레스 없이 잠을 잔 것 같았다.

막 잠에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허공에 들려진 느낌이 들었다.

‘누구야? 누가 감히 이 몸을 해치려고!’

예전 성격이었으면 잠투정이 엄청 많았을 것이다.

감히 청교 황후의 단잠을 깨는 사람의 장기를 탈탈 털어내지 않으면 백희연이 아니었다.

막 욕설을 뱉으려던 순간, 갑자기 자신이 처한 환경을 깨닫고 입가에 차오른 말을 급히 삼켰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읍...”

연희주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참 예쁜 포메라니안이네요. 사부님 이 강아지는 어디서 났어요?”

“주웠어요!”

염무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순식간에 백희연은 여우 같은 얼굴로 눈을 흘기며 인간 특유의 혐오하는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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