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쫄쫄 굶은 사람들은 허기가 몰려왔다. 혼원문에서 끼니를 챙겨주는 게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식사를 해결해야만 했다.반면, 마범구의 초대를 받은 사람만이 그를 따라 들어가서 식사할 자격이 주어졌다.이에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서해시 고성, 연씨 가문.“아빠, 얼른!”연희주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세인시까지 2시간 이상 걸릴 텐데 빨리 출발해야 한단 말이에요.”“진정해.”연홍도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무현님이 저녁에 도착하면 된다고 했잖아.”“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하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고요! 일찍 출발해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지 않겠어요? 만약 길에서 사고라도 당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떡해요?”연희주가 다급하게 말했다.그녀의 마음은 이미 세인시에 있었다.사부님이 다름 아닌 자신의 체내에 잠식해 있는 현무의 냉기를 치료해 주려고 허문정의 위선적인 모습을 폭로하다가 혼원문과 원수를 맺게 되지 않았는가?이제 경기장까지 만들어 자웅을 겨룬다고 하는데 당연히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사실 어젯밤부터 그녀는 세인시에 염무현을 만나러 가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연홍도의 계획대로라면 1시간 늦게 출발해도 시간상 넉넉했다.결국 딸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움직이기로 했다.오후 5시 반, 두 부녀는 현장에 도착했다.“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지?”연홍도는 깜짝 놀랐다.눈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룬 광경은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그리고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멀리서부터 강한 원념이 느껴졌다는 것이다.대체 무슨 상황이지?물론 이들이 오전 8시부터 지금까지 무려 밖에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엄동설한에 아무리 날씨가 좋다고 해도 쌀쌀하기 마련이다.심지어 혼원문의 제자들도 하루를 꼬박 기다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춥고 배도 고프고... 대체 사부님이 얼마나 짠돌이면 끼니는 둘째치고 따뜻한 물조차 주지 않냐는 말이다.결국 찬바람이 불어닥치는 야외에서 그들은 온몸이 싸늘하게
연홍도의 딸에게 이렇게 신통한 약이 있다니?대체 어디서 났단 말이지?‘안 돼, 이따가 기회를 봐서 꼭 알아내야겠어.’고대 무술 능력자로서 싸움에 휘말리거나 적을 대면하는 순간이 오게 되면 다치기에 십상이다.따라서 이런 만병통치약을 수시로 지니고 다닌다면 당연히 나쁜 점은 없었다.마범구는 염무현을 죽인 다음 연씨 부녀에게 마수를 뻗기로 마음먹었다.이게 바로 연홍도가 스스로 제 무덤을 파서 치러야 할 대가였다.연희주를 바라보는 마범구의 눈빛이 음흉하게 빛났다.이렇게 청순하고 귀여운 미인이라니.그녀가 바로 허문정과 결혼할 뻔한 아이였단 말인가? 제자가 약혼녀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된 이상 사부로서 대신 못다 한 일을 완수해야 하지 않겠는가?어떻게 보면 하늘에 있는 애제자의 영혼을 위로해준 셈이니까.연홍도는 마스터급 고수 6명을 대동하여 신변 보호를 담당하게 했다.그들은 부녀를 중심으로 둥글게 에워싸더니 마치 원수라도 마주친 듯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고작 이런 버러지를 데리고 감히 혼원문이 안중에도 없이 떳떳하게 내 앞에 나타나?”마범구가 히죽 웃었다.“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는 사람이 생각이 이리 없어서야, 원. 죽고 싶어 환장했어?”연홍도는 숨을 고른 다음 반박했다.“그렇다면 당신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에 대해 인정할 수 있어?”마범구는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왜? 헛소리 몇 마디 했다고 사람들이 믿을 것 같아? 꿈 깨, 고대 무술 세계에서 강자만이 살아남는 법이야. 약자로서 괴롭힘과 수모를 당하고 발밑에 짓밟히는 건 당연한 일이지. 이제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라고.”연홍도는 화가 난 나머지 심주환을 돌아보며 물었다.“지부장님, 무림 연맹을 대표하는 분으로서 마범구가 위세를 부리며 남을 괴롭히는 모습을 마냥 지켜볼 겁니까?”심주환은 고개를 돌려 일부러 시선을 피했다.한 마리의 능구렁이로서 배신자가 되기로 한 이상 그 누구의 편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설령 염무현 본인이 와도 마찬가지인데 고작 연
“대체 무슨 배짱으로 나타났지?”“진짜 너무 했어요. 한겨울에 꼬박 하루를 기다리게 하고는 저 느긋한 모습을 봐봐요! 정말 얄밉군.”“나이가 어린 만큼 눈에 뵈는 것도 없나? 이제 사는 게 지겨운 건가? 감히 마 선생님 같은 무림 고수를 건드리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설치네요.”염무현을 알아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설령 그를 응원하더라도 온종일 찬바람을 맞다 보니 앙심을 품은 나머지 마범구의 편을 들어주게 되었다.게다가 염무현의 외모 때문에 선입견이 생긴 탓도 있었다.아무리 봐도 마범구의 상대가 될만한 실력이 없지 않은가?그는 아직 너무 젊었다.서른도 안 된 것 같은데 설령 뱃속부터 수련을 시작한다고 한들 마범구가 무술을 연마한 시간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했다.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서 넘사벽에 가까웠다.한수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속으로는 이제 곧 죽게 될 사람이 큰소리쳐 봤자 어쩌겠냐고 생각했다.자칫 마범구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나중에 경기장에서 갈기갈기 찢겨버리는 게 두렵지도 않은 듯싶었다.사실상 그는 염무현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면 누구보다 기뻐할 사람이다.왜냐하면 이렇게 해야만 한진영과 구천명이 전화위복하여 재산 잃을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심주환은 여전히 자기 일이 아닌 양 고고한 모습으로 일관했다.어차피 염무현에게 미리 언급한 이상 당연히 고마워할 거로 생각했다.다시 말해서 마범구의 곁에 앉아 있는 이유는 단지 체면상 거절하기 힘들어 얼굴을 비춰 주러 현장에 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하지만 곧이어 그는 크나큰 착각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무림 연맹의 책임자로서 정의를 실현하고 악을 처단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나? 당신도 역시나 같은 생각이야?”무표정한 얼굴로 물어보는 염무현의 질문에 심주환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제 지부에서 발생한 일을 떠올리자 모든 장면이 눈앞의 남자를 잘못 건드렸다가 큰코다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게다가 그는 항상 생각지
“강자는 법을 어겨도 된다고 하니 오늘 무슨 짓을 하든 괜찮다는 뜻이 아니겠어? 아무도 말릴 생각하지 마.”염무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마범구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건방진 녀석!”마범구가 피식 비웃더니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일부러 늦게 온 이유도 최대한 오래 살려고 그런 거잖아. 어차피 버틸수록 너한테는 이득이니까. 물론 현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지금처럼 건방지고 안하무인인 것도 옆에 믿을 만한 마녀를 데리고 다녀서일 텐데, 사내대장부가 고작 여자 뒤에 숨어서 정녕 창피하지도 않아?”백희연이 화가 나서 두 눈을 부라렸다.“이 늙은이가 감히 누구한테 마녀라고 하는 거야? 너야말로 마귀야!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는 거지? 죽고 싶어 환장했나? 그 소원을 이뤄줄 테니까 어떻게 죽을 지 말만 해.”마범구는 콧방귀를 뀌면서 시종일관 염무현만 바라보았다.“염무현, 오늘 내 도전 상대는 너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끝까지 겁쟁이처럼 숨어 있을 텐가?”이는 누가 봐도 그를 자극하려고 하는 말이었다.만약 염무현이 진짜 뻔뻔스럽게 백희연을 대신 내세운다면 마범구는 룰을 어겼다는 핑계로 두 사람에게 총공격하라고 명령할 것이다.백희연의 발목만 붙잡을 수 있다면 그는 염무현을 죽일 자신이 있었다.그러고 나서 곧바로 마녀사냥에 합류해도 늦지 않았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혼원문, 김씨 가문 그리고 한씨 가문의 정상급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 진을 쳤다.게다가 중요한 순간에 무림 연맹까지 지원군으로 나설 테니 만전을 가할 수 있다.“감히 날 무시해? 이 늙은이가 죽으려고 환장했나?”화가 난 백희연은 곧장 마범구에게 달려들려고 했다.청교의 여왕으로서 어찌 이런 수모를 겪어 봤겠는가? 절대로 참을 수 없었다.“나한테 맡겨.”염무현은 노발대발하는 백희연을 막아서며 연씨 부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링을 향해 걸어갔다.그의 표정은 여유롭기 그지없고, 발걸음마저 가벼웠다.유유자적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산책이라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마스터님!”“마 선생님의 실력이 이 정도로 무시무시하다니.”“등장만으로 압살했네요. 이미 승패가 정해진 싸움인데요?”다들 마범구가 보여준 막강한 실력에 탄복한 나머지 감탄사만 연신 내뱉었다.그에게 이는 단지 평범한 등장에 불과할 뿐 아직 시작도 안 한 지라 진정한 필살기는 나중에 선보일 작정이다.웅!이내 온몸의 기운을 뿜어내자 주변에 에너지파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매서운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폭풍이 휘몰아쳤다.무시무시한 위력 때문에 링을 에워싼 사람들은 큰 압박감을 느꼈고, 당장이라도 숨이 막혀 질색할 듯싶었다.다들 너나 할 것 없이 뒤로 물러나 충격을 금치 못했다.심지어 연홍도마저 넋을 잃고 말았다.“이게 바로 대마스터의 실력인가?”그와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소문이 사실인가 봐. 마범구는 절대로 최근에 대마스터 경지에 이른 게 아니야.”연홍도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이미 진입한 지 꽤 된 것 같군. 아니면 이런 기운을 뿜어낼 수가 없지.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그동안 아주 꼭꼭 숨겨뒀네.”반면, 연희주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전 사부님이 꼭 이길 거로 믿어요.”연홍도는 흠칫 놀라더니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그래, 나도 마찬가지야.”링에 올라선 염무현은 마범구가 또다시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을 기미가 보이자 먼저 입을 열었다.“생사를 건 전투에서 꾸물거릴 틈이 어디 있나?”이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죽고 싶어 환장했나?그렇게 급하면 질질 끌다가 이제야 나타난 이유는 또 뭐람?마범구가 피식 비웃었다.“죽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데, 그 소원을 이뤄주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선제공격을 날렸다.“라이트 샷, 5연타!”양팔을 흔드는 순간 폭발음이 연신 울려 퍼지더니 모든 기운이 양 손바닥으로 모여들었고, 곧장 염무현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날아갔다.펑!펑! 펑!귀를 찌르는 듯한 폭발음과 함께 마범구가 서 있는 지면이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멀지 않은 깃대 위에 염무현이 한 발로 서 있었다.바람이 아무리 불어닥쳐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표정은 더없이 평온하며 여유로웠고, 진지한 얼굴의 마범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이럴 수가?”“아직 살아있다니?”“그럴 리가 없는데? 대체 언제 깃대 위로 올라갔대요?”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 때문에 깜짝 놀랐다.마범구는 무려 대마스터급의 고수이지 않은가? 게다가 본인의 세력 범위 안에서 누가 봐도 어느 하나 빠짐없이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했다.심지어 지금은 마범구가 선제공격을 날린 상황이었다.“너무 뻔뻔스럽지 않나요? 염무현이 무단으로 링을 벗어났으니 졌다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허구한 날 도망칠 줄만 알지, 정녕 사내 맞아요?”“대결의 규칙조차 어기다니, 너무 얍삽한 거 아니에요? 여러분! 다 함께 야유를 보냅시다!”사람들이 대뜸 비난하기 시작했고, 물론 대부분 혼원문의 제자들이었다. 이내 질타는 성난 파도처럼 퍼져 나갔다.연홍도가 큰 소리로 외쳤다.“생사를 건 전투인 만큼 링의 역할이 워낙 미미해서 있으나 마나 한 존재와 다름없죠. 다만 이왕 말이 나왔으니 이번 기회를 빌려 여러분한테도 알려드릴게요. 3일 전, 서해시에서 개최한 우두머리 집회에서 혼원문의 수석 제자 장문주는 링 밖에 밀려난 이후에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뻔뻔스럽게 다시 복귀했죠. 당시는 승패를 가리는 링 매치였는데 혼원문 제자는 가능하고, 무현님이 똑같이 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어요?”마지막으로 연홍도는 한 마디 더 보탰다.“그때 장문주를 쓰러뜨린 사람이 바로 무현님이었죠.”혼원문 제자들은 이 말을 듣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깃대 위에 서 있는 염무현이 입을 열었다.“고작 이게 다 인가요?”목소리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그나마 내 상대가 될 자격이 있는 줄 알았는데 결국 이 따위라니.”여태껏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는 마범구는 순식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눈에서 살기가 솟구쳤다.“애송이야, 아직 기뻐하기는 글러. 내 공
“뭐라고?”모든 사람은 놀라서 멍해졌다.그들은 염무현의 막강한 실력에 깜짝 놀랐고 마범구의 반응을 보고 더 놀랐다.나이, 경험이나 다른 것들을 볼 때 염무현은 마범구보다 열세에 처했어야 했다.게다가 염무현은 주먹으로 마범구의 칼과 싸우고 있으니 아무리 봐도 손해였다.하지만 결국에 염무현은 단 한 번 휘두른 주먹으로 마 마스터를 눈이 멍들게 때렸다.사람들은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그것만으로도 아주 놀라웠는데 더 놀라웠던 건 마 마스터가 맞은 다음에 했던 말이었다.그야말로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었다.“젊은이가 무인의 덕목을 모르고 있네. 게다가 나 같은 노인을 기습 공격해? 네가 스스로 알아서 처신할 줄 알아야지.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방금 그 위풍당당하고 안하무인이던 대마스터와는 달리 마범구는 뻔뻔스럽게 상대를 비난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완전히 달라진 마범구를 보고 이해가 안 갔다.‘설마 이 사람은 진짜 마 마스터가 아니란 말인가? 진짜 마 마스터는 어디에 있을까?’가장 먼저 반응한 연홍도가 비아냥거렸다.“링 안에서는 공평하고 공정합니다.”“마범구, 어찌 파렴치하게 남이 습격했다고 하는 거야?”“가만히 서서 네가 가서 때릴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이야?”여러 사람이 듣자 곧 웃음을 터뜨렸다.“나는...”마범구는 얼굴을 붉히며 목을 뻣뻣하게 세우고 변명했다.“방금은 내가 주의하지 않아서 미처 피하지 못한 게야!”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코웃음을 쳤다.마범구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이놈아,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구나. 심지어 무도 천재의 수준이야. 너에게 몇 년만 더 시간을 주면 이제 중원을 제패하고 정상에 설 수도 있겠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넌 그럴 기회가 없을 거야. 네가 날 건드렸기 때문이지. 네가 혼원문과 적이 되기로 선택하는 순간 거의 비참한 결말은 결정되어 있어. 아까는 일부러 사정을 봐주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지. 이제는 나도 널 봐주지 않
다년간의 수련으로 마범구는 지금이 실력이 가장 강할 때였다.툭!부드득!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마범구의 자신감은 그 순간 여지없이 무너졌다.그는 자기 두 손의 뼈가 동시에 부러지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가장 무서운 건 그것이 아니었다. 염무현의 거대한 힘은 그의 두 팔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서 연속적으로 뼈가 부러졌다.마범구가 반응하기도 전에 두 팔은 이미 뿌리째 보이지도 않았다.지금 그는 두 팔을 잃은 채 엄연히 서 있었다.염무현은 다시 주먹을 들어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곧 그의 얼굴을 치려고 했다.그 순간 마범구는 이번에 얼굴을 맞으면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급히 두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내가 졌어. 패배를 인정할게! 제발 날 놓아줘. 목숨만 살려줘.”염무현의 주먹은 마범구의 머리에 닿기 전에 멈추었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죽기 살기로 싸우자고 했으면서 지금 제가 왜 살려드려야 하죠?”구경꾼들은 모두 입을 떡하니 벌리고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방금 염무현이 자기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그들은 염무현은 무조건 허풍을 떨고 있고 마 마스터가 곧 염무현을 혼내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염무현의 말이 맞았다.그는 그렇게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방에 대마스터를 이겼다.“날 살려준다면 혼원문에서 요 몇 년 동안 모은 돈과 모든 보물들을 전부 줄게.”마범식은 목숨을 위해 정말 필사적이었다.혼원문의 제자들을 그 말을 듣자 즉시 기분이 언짢아졌다.혼원문의 재산은 공동소유였다.설령 혼원문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재산을 남을 주면 안 되었다.재산이 전부 없어지면 그들은 배부르게 먹지도 못할 것이다.“설마 제가 그런 걸 탐내겠어요?”염무현은 차갑게 말했다.“졌다고 했으니 지금 당장 현염초를 내놓으세요.”마범구는 안색이 굳어졌고 표정은 더없이 복잡해졌다.“왜요? 또 목숨은 버려도 재산은 버리고 싶지 않아요?”염무현은 더욱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