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에 든 주스를 한 모금 마신 원아가 윤수정의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경찰관이 저를 상대하기를 꺼린다는 거죠? 저는 조사에 협조했을 뿐이에요. 제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증거도 없잖아요?” 원아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이 여자, 연이한테 악독한 말을 퍼부었던 사람이야. 어떻게 하면 연이를 대신해서 복수해 주지?’“CCTV가 있는데, 뻔뻔하게 증거가 없다는 말을 지껄이다니, 우리 아들을 다치게 한 사람, 너 맞잖아! 너만 아니었으면 내 아들이 지금 병상에 누워있지는
소남이 말했다. ‘큰어머니는 어머니랑 만나기만 하면 말다툼을 하고, 설사 할아버지께서 계신다고 하더라도 서로가 빈정거리기 일쑤이니,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은 못 될 거야.’‘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별장으로 돌아온 건데 아직도 원아가 밖에 있을 줄은 몰랐네.’[어딘데요?]소남이 다시 물었다.“좀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원아가 윤수정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이미 끝났지만 윤수정은 여전히 원래의 자리에 서 있었다. 보아하니 송재훈이 왜 그렇게 아픈 것인지 꼭 알아내려는 듯했다.
“방금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 들었어? 명문가 집안의 일 같지는 않더라. 저 아줌마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내 말이, 아까 그 젊은 여자가 빨리 피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날씨도 추운데 더 추워졌을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윤수정이 커피숍에 앉은 손님들을 노려보며 경고했다. “뭘 찍는 겁니까? 방금 여기에서 있었던 일, 인터넷에 퍼뜨렸다가는 고소장 받을 각오하는 게 좋을 거예요!”이를 들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노기등등하게 커피숍을 나선
벤츠가 떠나는 것을 본 윤수정의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반드시 자백을 받아내고, 경찰서로 보내 버려야겠어.’기사가 얼른 시동을 걸어 액셀을 밟았다. 휴대전화를 집어 든 윤수정이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무수한 경호원을 배치한 이유는 바로 ‘염초설’을 잡기 위해서였다.“염초설,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겠다는 심산인가 본데, 어림없지!”윤수정의 눈빛은 대단히 음산했다.“재수 없는 계집애, 오늘 아주 본때를 보여주어야겠어!”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들바들 떨며 ‘염초설’
“아직도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데요.” 원아가 소남에게 알려 주었다.“알고 있어요.” 소남은 계속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앞 모퉁이에서 유턴하고 더 넓은 길로 나가버렸다.원아는 뒤에서 따라오는 세 대의 차량을 소남이 따돌리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이 행동을 보니 소남이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차들을 유인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뒤따르던 차들은 소남의 차가 더 넓은 길로 질주하는 것을 보고,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고는 즉시 추월하려고 했다.원아는 백미러를 통해 뒤에 있는 세 대의 차가 필사적으로 액셀러레
윤수정은 눈을 부릅뜨고 정말 문소남인지 재차 확인했다. 그저 평범한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 일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소남이...“소남아, 왜 거기서 네가 나와...”윤수정은 소남이 어릴 때부터 보고 지내온 사이기에 호칭도 비교적 친절했다.“이모, 왜 제 차를 막은 거죠?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거예요.”소남은 손을 거두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와 차문에 기대어 차 안의 윤수정을 바라보았다.윤수정은 소남을 한 번 보고 또 ‘염초설’을 바라보았다.‘소남이가 있었구나. 어쩐지 그래서 염초설이 겁도 없이 날뛴 거야.
소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윤수정을 그저 빤히 쳐다보았다.윤수정은 소남이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1분이 자나도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윤수정은 소남의 그런 모습에 화가 났고 지금 소남이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자신이 기회를 주었음에도 소남이 전혀 자신의 말을 수용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윤수정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바로 기사에게 지시했다.“이제 그만 빨리 출발해.”기사는 말을 듣고 바로 시동을 걸었다.윤수정은 화를 내며 차문을
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부부의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원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표님, 다른 일이 없으면 저도 올라가서 쉬겠습니다.”“그래요.” 소남은 원아를 붙잡지 않았다.원아가 아이들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고 나니, 큰 거실에는 소남 혼자만 남았다.소남은 소파에 앉아 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욱은 이연과 막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자 당연히 불만스러웠지만 소남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받았다.[형님, 지금 잠잘 시간입니다. 한밤중에 매너 없이 이러시는 건 정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