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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조건이의 목소리가 로비에 울리자 모든 손님들의 주의를 끌었다.

“내가 어쩌다 한번 여자친구와 함께 대구에 왔는데, 호텔 비용도 못해줘? 그 돈 얼마나 한다고? 월급의 10분의 1도 안되는 금액도 시동생한테 쓰는 게 그렇게 아까워?”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심유진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로열 스위트룸 하룻밤의 가격은 100만 원, 조건이는 모두 이틀 밤을 예약했으니 200만 원이다.

200만 원은 심유진 월급의 반이였고, 눈 깜빡하지 않고 펑펑 쓸 수 있는 금액도 아니었다.

조건이가 형수 대접을 해주면서 태도가 좋았다면 눈 한번 딱 감고 호텔 비용을 내줬을 것이다. 조건이의 막무가내인 태도를 보고 심유진은 조금 후회를 했다.

처음부터 너의 형과 이혼을 했으니 이제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다면 이런 곤란한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하려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텔 비용도 결제하지 않았다. 이제 동료 직원들한테 쪼잔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때, 한껏 꾸민 모습을 하고 트렁크 두 개를 손에 쥔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조건이 옆에 다가와 심유진과 데스크 직원을 번갈아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직도 체크인을 못했어?”

여자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조건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왜 이렇게 오래 결려? 형수가 이곳에 출근한다고 하지 않았어? 미리 방도 예약해 주지 않았던 거야?”

이 젊은 여자는 아마 조건이의 여자친구일 것이다.

‘역시, 잘 어울리는 바퀴벌레 한 쌍이야. 싹수없는 것도 꼭 닮았네.’

젊은 여자의 말에 조건이의 표정이 순식간에 순한 표정으로 변했다.

그가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어르고 달래며 여자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심유진은 조건이가 이렇게 웃을 줄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비로소 오늘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방은 마련되어 있는데 돈을 먼저 내야 한다고...”

조건이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럼 돈을 주면 되잖아.”

그러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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