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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뭐라고?”

하은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택양씨가... 너를 쫓아다녔다고?”

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얼마 없어. 원래 쓰던 카카오톡 계정도 이미 쓰지 않아서 그 사람이 나에게 보낸 메세지도 너에게 보여줄 수 없어. 믿든 믿지 않든 네 마음대로 해.”

하은설은 아무 말도 없었다.

심유진은 내심 실망한 내색이었다.

심유진은 그녀와 자신의 오랜 우정이 두 달 만난 쓰레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허택양이 너에게 접근한 건 너한테 첫눈에 반해서가 아니야. 목적을 가지고 너한테 접근한 거야. 너를 이용해 나와 태준 씨를 무너뜨리고 YT 그룹과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야.”

심유진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으나 하은설의 귀에는 그렇듯 거슬렸다.

“네가 어떻게 택양 씨가 나한테 첫눈에 반하지 않은 걸 알아? 네가 어떻게 그 사람이 나를 안 좋아하는지 알아? 심유진, 너무 오만 떨지 마. 모든 게 너를 둘러싸고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은설은 화가 나 눈이 새빨개져 말을 쏟아냈다.

심유진은 그녀의 말에 한참이나 입을 다물고 하은설을 뚫어지게 보았다. 가슴이 울렁거렸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하은설이었으나 왜 이렇게 낯설단 말인가.

하은설은 심유진에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너의 그 오만한 판단으로 우리를 갈라지게 하려는 거야? 택양 씨의 바람도, 감옥에 들어간 것도 다 네가 계획한 거지. 그럼, 다음은? 또 뭘 계획할 건데? 지금 나한테 다 알려줘, 마음 준비라도 하게!”

심유진은 참았던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억울함이 물방울로 변하여 떨어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못했다.

“인정해, 허택양의 바람은 내가 사람을 불러서 시킨 일이야.”

이렇게 된 마당에 심유진은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

“이것 말고는 허택양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한 적 없어. 그가 너를 납치한 것도, 나를 납치한 것도 모두 사실이야. 그날 밤 만약 태준 씨가 오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허택양에게 이끌려 한국으로 갔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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