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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무진 오빠 무서워요

무진이 손을 들어 성연이 머무는 룸의 문을 노크했다.

아직 경계심을 가지고 있던 성연은 낯선 환경에서 즉시 문을 열지 않았다. 대신 문 앞에서 고양이 눈을 한 채 노크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좁은 구멍으로 무진이 보이자 성연이 천천히 문을 열었다.

방금 목욕을 마친 성연은 샤워가운만 걸치고 있었다. 좀 부끄러워 무진을 똑바로 쳐다볼 생각이 없었던 성연이 문을 살짝만 열었다.

“무슨 일이에요?”

문틈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 성연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동시에 이상했다.

‘이 한밤중에 자신의 룸에서 쉬어야 할 무진 씨가 여기에 왜 온 거지?’

방금 목욕을 마친 성연의 피부가 터질 듯이 팽팽하니 탄력이 넘쳤다. 겨우 드러낸 자그마한 얼굴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발그레한 것이 한 입 베어 물고 싶을 정도였다.

무진의 목젖이 한 차례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입에서 나오는 음성도 약간 쉬어 있었다.

“밖에 천둥번개가 치고 있어서, 너 혼자 방에서 무서울까 걱정이 돼서 왔어.”

성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섭지 않아요.”

‘무서워해야 하는 사람은 무진 씨 아냐? 지난번 천둥번개가 쳤을 때, 무진 씨 발병했잖아.’

하지만 건강에 신경 쓰고 회복하면서 무진이 악몽을 꾸는 일이 드물어졌다.

이것은 신체 호르몬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

당시 천둥번개가 칠 때, 성연이 무진을 구하러 들어갔었다. 그런데 어떻게 천둥번개를 무서워하겠는가?

성연의 단호한 모습을 보며 무진은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성연이 목욕하고 나온 모습을 모처럼 본 무진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문에 손을 댄 무진이 성연이 문을 닫지 못하게 막았다.

“나 들어가도 돼?”

성연은 몸에 걸친 목욕가운을 여미며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얼른 돌아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내일 또 놀러 가야잖아요. 지금 쉬지 않으면 기운이 딸려서 안돼요.”

지금처럼 늦은 시간, 또 이런 장소에서 남녀가 같이 있다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면 어떡한다는 말인가.

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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