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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고민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 어떻게 무진과 같이 침대까지 왔는지 성연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무진의 키스로 온몸이 나른해져 오는 것을 느꼈을 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약간 서늘한 손이 피부에 닿는 순간, 무언가 성연의 영혼을 자극하며 정신이 돌아왔다.

무진의 손을 잡은 성연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만.”

“안 돼?”

성연이 좀 더 자라길 기다릴 생각이었던 무진이지만, 속절없이 끌어당기는 성연의 도발적인 모습은 자신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성연도 이제 성인이니 괜찮지 않을까?’

“나, 난 아직 아니에요.”

성연이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물끄러미 성연을 바라보던 무진은 결국 성연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성연이 자신의 곁에 계속 있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동안 긴 시간 기다려 왔는데, 굳이 또 지금 이 순간이어야 할 필요는 없을 테지.’

무진은 성연의 흩어진 옷자락을 정리해 주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괜찮아, 네가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거야. 나는 네가 원할 때까지 기다릴 거야.”

이런 무진을 볼 때마다 성연은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러나 심리적 고비를 넘을 수 없었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응’하고 대답했다.

무진은 그저 성연을 안은 채 침묵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후 흥분을 가라앉힌 무진이 그제야 성연을 살짝 풀어주며 머리카락을 쓸었다.

“피곤하면 푹 쉬어. 나는 룸으로 돌아갈 테니.”

“그럼 무진 씨도 가서 얼른 쉬어요.”

성연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무진의 볼에 먼저 뽀뽀를 했다.

계속 머물러 있다가는 참지 못할까 걱정이 된 무진이 마음을 모질게 먹고 성연의 룸에서 나갔다.

자신의 룸 입구까지 걸어갔다가 살짝 열린 문을 본 무진은 그제야 소지연이 아직 자신의 룸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

‘룸으로 들어가서 지연일 자기 룸으로 돌아가게 해야겠다.’

그녀도 여자인데, 자신의 룸에 머물 게 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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