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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큰 싸움을 준비하셨네요

저녁이 되어 학교가 파한 후.

수업을 마친 성연은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보통 때처럼 학교 뒷문을 통해 골목 쪽으로 나갔다.

그런데 막 뒷문을 나선 순간 강씨 집안의 운전기사가 아니라 송종철이 앞에 나타났다.

송종철이 이처럼 집요할 줄은 몰랐다.

지난번 학교에 왔을 때 충분히 망신 주지 못한 게 짜증났는데, 감히 오늘 또 왔다.

“볼 일 있어요?”

담담한 모습의 성연이 송종철을 힐끗 쳐다보았다.

성연의 저런 태도에 매번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로 화가 나는 송종철이다.

표정이 굳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을 생각해서 잠시 참았다.

우는 것보다 못한 웃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성연아, 네가 강씨 집안으로 간 지도 여러 날 되었지 않니? 잘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해서 집에서 같이 밥 먹으려고 널 데리러 왔다.”

송종철은 이번에 혼자 오지 않았다.

꽤 큰 싸움을 준비한 듯하다. 옆에 모두 네 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있었다. 앞, 뒤로 두 명, 좌우로 붙어 선 두 명이 협공을 취하는 자세다. 만약 성연이 반항한다면 바로 붙잡을 수 있도록.

성연의 능력으로 이 경호원들 몇 명쯤 해결하는 건 문제도 안된다.

송종철은 정말 방법이 없는 사람이다. 데려온 이들마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꽃받침들이다. 경호원이라는 가죽을 덮어쓴 불량배들에 불과한.

참, 송종철도 고생이다. 시골에서 온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서 이렇게나 크게 움직이다니, 정말 고마울 지경이다.

성연 또한 반항할 생각은 없다. 우선 실력을 숨겨야 했고, 또 송종철이 직접 나선 걸 보니 상당히 급한 모양인데,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릴 작정인지 지켜볼 생각이다.

일 없이 찾을 송종철이 아니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성연 역시 능청스럽게 예의상의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가 이렇게 친절을 보이시다니요. 전화 한 통이면 되는데. 이처럼 과분한 대우에 정말 얼떨떨하네요.”

송종철이 조급할수록 성연은 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데리고 장난치는 것처럼, 아주 재미있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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