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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엄진우의 말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노점 주인은 사나운 눈빛으로 엄진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당신 뭐야? 돈 없으면 절로 썩 꺼져! 말 함부로 하다간 혀 잘릴 줄 알아!’

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냥 조언하는 거니까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 하세요.”

엄진우를 찬찬히 훑어보던 남자는 갑자기 행동을 멈췄다.

이 남자, 왠지 눈에 익다.

“이 원석이 가짜라고요? 오히려 저 구석에 있는 돌에서 화산호가 나올 수 있다고요?”

엄진우는 그 돌을 다시 한번 힐끗 보더니 확신에 차서 말했다.

“나올 수 아니고요, 반드시 나와요.”

그는 삼교구류가 범람하던 북강에서 풍수를 보거나 보물을 감정하는 것, 그리고 기문현술 같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순간 사람들은 엄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삼 등급 원석도 아닌 쓰레기 중의 쓰레기인데 저기서 화산호가 나온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보아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인데 어디서 아는 척은......”

“돌 도박이라는 게 연공서열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디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감히.”

대머리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삼 등급의 돌에서 뭔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은 10만 분의 1이고, 이 등급은 만분의 1이며 일 등급도 고작 천분의 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돌에서 뭔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백만 분의 1로, 복권에 당첨 될 확률보다 더 낮다.

그런데 엄진우는 반드시 화산호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

노점 주인은 배를 끌어안고 깔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너 나와 내기 할래? 만약 저 돌에서 화산호가 나온다면 난 한 푼도 받지 않을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네 손 하나는 잘라야겠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난 내기 같은 건 안 해요.”

“하기 싫어도 해야 해!”

노점 주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사람들 속에서 몇 명의 문신 거인이 나섰는데 그들은 손에 파이프를 들고 엄진우를 노려보았다.

“감히 내 판을 깨려고? 그렇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롤스로이스 팬텀에서 소지안은 손을 땀을 쥐고 몰래 엄진우를 지켜보았다.

“엄진우 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왜 골동품 장터에서 저런 조폭 같은 사람들을 건드려? 저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데.”

노점 주인은 한눈에 봐도 악독한 사람으로 아마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을 거로 보였다.

엄진우, 아마 위험할 것 같다.

오 집사가 말했다.

“아가씨, 제가 나가볼까요?”

소지안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일단 지켜보다가 정말 저 바보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우리 우림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저 자식 지킬 거예요.”

돌 도박 노점에서 조폭 같은 사람들을 마주한 엄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본인이 자초한 일이니 내기 한 번 하시죠.”

노점 주인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열어!”

쓰레기 같은 돌에서 화산호가 나온다고? 하하, 내가 이 바닥에서 30년 있었지만 그런 상황은 단 한 번도 없었지!

노점 직원이 돌을 열려는 순간, 엄진우가 직접 위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자르세요.”

상대는 멈칫했다.

“확실히 최상의 위치예요. 눈썰미가 아주 좋네요.”

그 말에 노점 주인은 쌀쌀하게 웃어 보였다.

“운이 좋은 것뿐이야. 위치를 알면 뭐 해? 결과를 봐야지!”

하지만 이때 돌을 여는 직원이 경악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있어요!”

뭐라고?

사람들은 즉시 우르르 달려가 보았다.

절개한 곳에서 눈에 띄는 붉은 빛이 드러났는데 이건 화산호의 상징이다.

설마 정말 화산호가 여기에?

이어서 돌을 여는 직원은 돌을 완전히 절개했고, 그 속에는 화려한 화산호가 보였다.

붉고 찬란한 화산호는 마치 눈부신 불길과도 같았다.

구경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진짜였어!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잠깐......”

이때 눈썰미가 좋은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더니 미친 듯이 소리쳤다.

“저건 화산호가 아닙니다! 저건...... 화산호 중에서도 일품인 제왕염화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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