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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다시 태의를 청하다

마차는 왕부로 돌아왔다. 한바탕 구토를 한 원경능은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른한 솜처럼 우문호의 품에 안겨 방으로 들어왔다. 고사는 풀이 죽어 그 뒤를 따랐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평소에 그토록 기세가 당당하던 초왕비가 이렇게 연약한 면이 있을 줄을. 만일 그녀가 정말 화병이라도 난다면 그는 이번 생에 원경병을 부인으로 맞을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했다.

의원이 왔다.

우문호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조바심과 걱정을 가득 담아 말했다.

“괜찮을 거야. 의원의 진료를 한번 받아봐.”

원경능은 구역질을 한 뒤 너무 괴로워 그에게 화낼 겨를도 없었다. 그의 시퍼렇게 멍들고 부은 얼굴을 보니 마음도 아팠다.

“당신은 가서 옷이나 갈아 입고 얼굴이나 씻어요. 술 냄새도 좀 없애봐요. 당신이 풍기는 그 술 냄새 때문에 괴로워 죽을 것 같아요.”

우문호는 몇 발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알았어, 냄새를 안 풍길게. 의원이 당신을 다 진찰하고 나면 가서 옷을 갈아 입을 거야.”

“나가요!”

원경능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가 서있는 자리는 마침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술 냄새가 풍겨오자 그녀는 또다시 구역질이 났다.

우문호는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 고사는 한 쪽에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문호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자네를 죽여버릴 것이야.”

고사는 숙이지 않고 말했다.

“모두 당신 탓입니다.”

우문호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직도 본왕이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 본왕이 서일을 시켜 자네를 데려오게 한 건 그들이 편법을 써서 사람을 속인걸 철저히 조사하기 위함이었어. 헌데 자네는 뭐야, 세 마디도 하기 전에 손부터 댔잖아. 도대체 누가 잘못했다는 거야?”

고사도 두 눈에 형형한 불꽃이 일었다.

“그럼 제가 당신에게 좀 물어봅시다. 당신이 그들을 데리고 취현거에 간 용의는 뭡니까?”

“투전하려고!”

우문호가 냉랭하게 말했다.

“왜, 투전하는 것도 자네의 미움을 살 일인가?”

고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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