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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이내 그는 허리춤의 무전기를 꺼내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루프탑에 사람 두 명 보내서 그 여자 쫓아내!"

이 호텔에서 경호대장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 중 능구렁이가 아닌 사람은 없다.

진 가는 비록 겉보기에 이 가와 차이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 년에야 흥한 터라 기반이 불안하다.

이 씨 집안이라는 지역의 명문과는 전혀 비교할 가치가 없다.

어느 쪽이 가볍고 어느 쪽이 중요한지 그의 마음속엔 자연스레 판단할 저울이 있다.

그 시각 호텔 지배인 이민정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벤츠 마이바흐 한 대가 멈춰 섰고 이 씨네 집사가 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임지환이 차에서 내렸고 손에는 등나무로 엮은 상자를 들고 있었다.

"장 집사님, 안녕하세요."

"분부대로 이미 사람을 시켜 루프탑 전체의 예약을 미루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곳은 전부 이가의 손님을 초대하는 연회에 쓰일 것입니다."

이민정은 전형적인 강남 여자의 생김새였고 몸매가 가늘어 호텔에서 주문 제작한 직업복까지 입고나니 꽤나 눈 호강이 되었다.

"이 분은 용성수 명의십니다, 오늘 어르신께서 초대할 귀빈이에요."

장 집사가 이민정에게 소개를 했다.

"용성수 명의요?"

이민정은 궁금함에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이 호텔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격을 맞춰 입고 온다.

임지환처럼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연회에 참석하는 사람은 그녀도 처음 본다.

이 차림새에 어딜 봐서 명의라는 거지?

마음속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민정은 바른 예의를 갖추어 손을 내밀었다.

"명의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지만 임지환은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상대가 미녀라 해서 지나치게 열정적이진 않았다.

‘예의없게 굴긴!’

임지환이 악수를 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이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운 손을 거두었다.

"용성수 선생님은 귀한 손님이시니 반드시 잘 대접해야 합니다."

장 집사가 웃으며 말했다.

"말하자면 용성수 선생이야말로 오늘 밤의 주인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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