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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05장

천도준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가득해 그는 조금 멍해졌다.

“안 죽은 건가?”

옆에서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있던 존은 드디어 한시름 놓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나이프는 모든 급소를 피했어요. 당시엔 그저 과다출혈로 기절한 것뿐이에요. 다행히 제때에 구조되었고요.”

천도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기분 좋게 웃었다.

당시에 그는 고청하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설령 천태영의 나이프에 찔려 죽게 된다고 해도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그저 시간만 끌 수 있다면, 존이 고청하를 구해줄 때까지만 버틸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했다.

나이프가 모든 급소를 피한 건 정말 천운이었다.

방안을 살핀 천도준의 안색이 별안간 굳었다.

“여긴 어느 병원이에요?”

자신이 다친 것을 어머니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어머니는 그런 큰 충격을 버틸 수 없었다.

“걱정마세요, 도련님.”

존이 다급히 위로했다.

“어르신께서 떠나시면서 당부하셨던 터라 다른 병원으로 데려왔어요.”

천도준은 크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청하는 어떻게 됐어?”

당시 기절하기 전, 존이 천태영의 다리 한쪽을 부러트리는 것을 직접 봤으니 고청하가 안전해진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장학명의 약에 당했던 건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무사합니다.”

존이 말했다.

“이 꼬박 하루 밤낮 동안 고청하 씨가 계속 돌보고 있었어요.”

하루 밤낮?

천도준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도 참, 아무 일도 없는데 옆에서 돌보기까지 하다니. 그런 고생을 해본 적이나 있었겠어?”

그는 비록 고청하의 집안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고청하는 집안이 부유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부터 고청하는 그에게 재벌 2세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런 부잣집 아가씨에게 있어 밤낮없는 병간호라니,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끼익하며 병실 문이 열렸다.

고청하는 잔뜩 피곤한 얼굴로 보온병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하루 밤낮동안의 간호로 고청하는 몹시 지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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