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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천도준에게 돈이 얼마 있는지 직접적으로 묻는 것은 그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셈이었다.

만약 평소의 고청하라면 이렇게 실례되는 질문을 할 리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천도준이 그녀에게 안겨준 놀라움이 너무 커, 그녀는 마치 무거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해,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정태건설을 인수한 것이든, 서천구 낡은 집을 개발한 것이든, 아니면 눈앞에 있는 이 별장을 산 것이든,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100억 단위보다 작은 것이 없잖아?’

‘설령 귀인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귀인이 천도준에게 돈을 마구 쏟아부을 리 없잖아?’

‘이건 도움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퍼주는 격이잖아!’

고청하는 이런 일이 절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천도준은 행동을 멈춘 채 깜짝 놀란 고청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얼마 되지도 않아. 큰돈을 몇 번 썼더니 카드에 남은 돈이 많지 않아."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은행카드를 꺼내더니 진지하게 계산해 보고는 말했다.

"대략 천억 정도 남았어.”

"보히니아 체크 카드?"

은행카드를 본 순간 깜짝 놀란 고청하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가느다란 손으로 입을 막아 터져 나오려던 비명을 눌러버렸다.

그녀는 천억 정도 남았다며 아쉬워하는 천도준의 말은 이미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눈앞의 은행카드 때문에 받은 충격이 오늘 그녀가 받은 충격 중 가장 컸으니 말이다.

최저 예금 2천억 원은 말할 것도 없이, 각종 번잡하고도 가혹한 심사 조건은 골든 보히니아 은행 카드를 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그녀가 이렇게 잘 아는 것은 그의 아버지도 이 카드를 한 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천도준이... 어떻게 이 카드를 가지고 있지?’

"이 카드를 알아?"

천도준도 놀라며 물었다.

은행 카운터 직원이었던 임설아조차도 이 카드를 몰라봤다.

고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격동된 목소리를 억누르며 물었다.

"이게 그 귀인이라는 분이 준 카드야?"

천도준이 말한 그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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