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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덜미가 잡히다

모든 것이 통제 불능일 때 배인호가 갑자기 멈추고 나를 풀어줬다. 눈빛 속에 욕망이 썰물처럼 모두 빠져나갔다.

나는 허무하게 그를 쳐다보았고 그는 차갑게 웃고 있었다.

“이것 봐 다 숨기고 있으면서.”

“뭐라고요?”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면서 이젠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배인호는 손을 뻗어 악랄하게 나의 입술 끝을 문질렀다.

“그냥 친구들 앞에서 연기하는 거였어. 허지영, 너 지금 밀당하는거야?”

그는 이런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나를 떠보려는 것이다. 나는 빠르게 이성을 되찾고 벗겨진 옷을 주어 입었고 침착해지려고 애를 썼다.

“당신한테 내가요?”

마음속에 비참하고 초라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했다.

“배인호, 난 당신하고 밀당 같은 거 하고 싶은 생각 없어. 당신은 지금 잠깐 차가운 내가 적응이 안 되는 거야. 마치 충성스러운 강아지가 갑자기 당신한테 꼬리를 흔들지 않는 것처럼. 당신도 기분 나쁠 순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예요.”

“네가 개야?”

배인호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나의 비참함에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 같았다.

“당신도 알고 있잖아.”

나는 흐트러진 옷깃을 잡으며 고개를 떨구고 담담하게 말했다.

배인호가 순수한 남자애도 아니고 내가 마음속으로 그를 좋아하는 걸 모를리가 없다. 이미 나는 여러 번 그에게 고백했다. 그는 한 번도 중요하게 생각한 적 없었다. 그를 좋아하는 여자는 많았고 그 여자들과 내가 유일하게 다른 점은 어쩌다 운 좋게 그와 결혼을 했다는 것뿐이다.

배인호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는지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샤워해.”

말을 마치고 그는 욕실을 나갔다.

나는 신속하게 욕실 문을 잠그고 거울 앞으로 갔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나를 봤을 때 정말 뺨이라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 거기서 그런 거지? 배인호의 이런 장난에 나는 또 흐트러졌다.

나는 3분 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빨리 샤워를 마치고 침대로 가 잠에 들었다.

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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