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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잠시 머릿속이 하얘진 뒤, 기억들이 파도 마냥 밀려왔고 회사 건물 앞에서 누군가가 휘두는 칼에 찔리고 난 뒤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고개를 들어 수액 병을 보고 있으니 영양제가 떨어지고 있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으며 남지훈은 아직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숨을 푹 내쉬었다.

의식이 흐릿하던 순간, 남지훈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여섯 명의 얼굴이 뇌리에 정확히 박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김명덕을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밉보인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떤 사람이 그의 목숨을 노린 것일까? 같은 업계를 종사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김명덕인가?

남지훈이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소연이 아침밥을 포장해서 병실로 돌아왔고 그녀를 본 순간 남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문이 열리던 순간, 남지훈은 이현수 혹은 누나 남가현, 아니면 형제를 맺은 송태수일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자신의 곁을 지킨 사람이 소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소연을 빤히 쳐다보았다. 살짝 번진 화장에 머리도 흐트러졌으며 얼굴은 심각할 정도로 초췌해 보였다.

설마 밤새 잠도 못 잔 건가?

“깼어?”

소연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는 남지훈을 보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밥을 내려놓고 급하게 호출 버튼을 누른 뒤 말을 이어갔다.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상처 안 아파? 배에는 아무 느낌도 없어? 간호사 호출했어. 이따가 의사를 불러서 제대로 검사해달라고 할게.”

폭풍 질문을 하는 소연을 보며 남지훈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소연이 왜 나를 저렇게 걱정하지? 엄청 도도한 사람 아니었나? 왜 소연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지? 설마 어젯밤도 이 여자가 밤새 내 곁에 있었던 건가?’

궁금한 점이 너무 많은 남지훈은 소연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잊은 채 어떤 질문부터 할까 고민했고 소연이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깼으면 됐어. 어젯밤에 네 누나도 왔다가 열한 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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