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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때 우리 엄마 배 속에는 누나가 있었어. 그런데 밥 먹을 때 필요한 수저와 냄비, 수저까지도 전부 둘째 할아버지한테 빌려 쓰셨대. 빌려 온 5만 원이 전 재산이었어. 땅도 얼마 가지지 못하셔서 나머지는 우리 부모님이 힘들게 개간하신 거야. 그래도 다행히 개간한 그 땅들이 아버지의 소유가 되셨어.”

소연은 마음이 짠해졌다.

그녀도 그런 말을 들은 적 있다. 시골에서는 대부분 장자가 제일 고생을 하지만 좋은 물건은 전부 둘째와 막내들에게 간다는 말.

그런데 말로만 듣던 일이 남지훈의 집에서 발생했다니.

분가한 지 얼마 안 됐을 그때, 그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남지훈도 자기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부모님이 너무 안쓰럽게 생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아빠와 막내 작은아빠가 땅을 어마어마하게 분배받았다.

하지만 남지훈 일가는 겨우 손바닥만 한 땅을 분배받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편애에 남지훈은 당연히 억울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라 남지훈은 훌훌 털어 버리기로 했다.

차를 세운 뒤, 남지훈과 소연은 차에서 내렸다.

사방을 둘러보던 소연은 의아했다.

“왜 아무도 없지?”

마을 전체는 아주 조용했고 이따금 새소리와 소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남지훈은 미소를 지었다.

“이 시간이면 다들 밭일하시느라 바빠!”

남지훈은 차 트렁크에서 준비해 온 물건을 꺼내 소연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한 남지훈은 두 눈을 의심했다!

문고리가 텅 비어 있다!

비틀어 뜯긴 자물쇠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남지훈은 속이 철렁했다.

‘집에 도둑이 들었어!’

그는 다급히 손에 들었던 물건을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

집은 누가 뒤지기라도 한 듯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으며 캐비닛 서랍도 전부 열려 있었다.

“토지 소유증!”

남지훈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급히 안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방문은 열려 있었고 침대 편의 서랍도 열려 있었다.

남지훈은 당황스러웠다.

‘아버지가 토지 소유증은 침대 옆 서랍에 있다고 하셨는데, 열면 바로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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