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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바람둥이

이기태는 말을 이어가면서 최현을 끌고 파티장 뒷편 화원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한동안 밀담을 나눴는데, 어떤 내용 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비밀스런 이야기가 끝나고 이기태는 다시 인파속에 묻혔고 최현은 곧추 이진한테 다가갔다.

“이 대표님, 반갑습니다.”

눈앞에 나타난 최현을 보고 이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이진이 케빈을 바라보자 케빈도 고개를 저으며 누군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최현도 이진의 속마음을 알아챈 듯 크게 웃어보이며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려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장면도 우습다.

둘 다 대표지만 거의 반백이 넘은 사람이 스무살 남짓한 여자 아이를 마주하면서 주눅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 대표님이 저를 모르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전에 GN그룹이랑 협력 할때는 부친이 대표 자리에 계셨어서요."

이진은 이 말이 웃겼다.

‘이건 또 뭐지? 그럼 나한테서 아버님이란 소리 라도 듣고 싶은 건가? 그러기엔 아쉽게도 처음부터 호칭을 잘못 불렀어.’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이진은 술잔을 케빈한테 건네며 말했다.

만약 최현이 직접 이름을 말한다면 그녀는 이 만남을 끝낼 예정이었다.

한편 최현은 양복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사실은 GN그룹하고 다시 한번 새로운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이진은 더이상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마무리 멘트를 던졌다. 이렇게 되면 최현도 할말이 없어지니까.

케빈이 눈치 채고 얼른 핑계를 둘러 대고는 이진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보스, 이 사람 뭐에요? 보스 앞에서 본인이 부친과 협력했던 사람이라뇨.”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 다 있으니까.”

이진은 케빈의 손에 있던 반잔 남은 샴페인을 원샷하고 명함을 케빈의 손에 쑤셔넣으며 말했다.

한 시간 쯤 지나고 파티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진은 수없이 많은 명함을 받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구석진 곳으로 가 있었지만 여전히 피하기 어려웠다.

“보스, 휴가를 가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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