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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제자에게 속다

스승을 모시러 가는 것은 이진이 제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이 외에도 이진이 마중을 가기로 고집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진은 배서준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서준은 자유를 만끽하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어디든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래서 나이가 50이 다 되어서도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진이 직접 마중을 간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혹시나 배서준의 정신이 딴 데 팔려 중요한 일을 잊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이 증명하다시피 이진의 예상이 맞았다.

이진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구 방향에서 배서준을 볼 수 있었다.

트렌디한 옷을 입고, 지나치게 우월한 기럭지와 출중한 이목구비를 선보인 배서준은,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구경꾼들은 이렇게 잘생긴 50대 남성은 처음 보았기에, 분명 배서준이 유명한 스타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그와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반면 배서준은 이런 상항을 즐기고 있었다.

배서준은 마치 전화에서 이진과 이야기했던 일들을 모조리 잊어버린 듯했다.

이진은 입꼬리를 조금 올리더니, 누가 자신을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한쪽에 서서 핸드폰을 꺼내 배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즐거운 분위기에 빠진 노인은 핸드폰 진동 소리를 듣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인파를 뚫고 두 눈으로 사방을 수색하였다.

이진은 배서준이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사부님.”

“이진아, 정말 왔구나!”

배서준은 이진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섰지만, 들뜬 기분은 여전히 방금 상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내가 널 찾으러 가겠다고 말했는데, 왜 직접 마중을 나온 거야?”

이진은 배서준의 진짜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마중을 오지 않았다면, 사부님이 이 상황을 즐기느라 나와 했던 약속들을 모두 잊으셨을 거야.’

하지만 이진은 배서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 굳이 그의 진짜 생각을 까발리진 않았다.

만약 이진이 바로 함께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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