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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점심시간, 유진우는 차를 타고 이씨 본가에 도착했다.

성중 마을에 있는 본가는 면적이 크진 않았지만 작은 마당이 딸려 있었고 마당에 꽃과 풀이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유진우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문 앞에 서 있는 이청아를 발견했다. 원래는 못 본 척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들어가기도 전에 이청아가 먼저 그를 불렀다.

“거기 서! 할 얘기 있어!”

“무슨 얘기?”

두 사람은 서로 등을 지고 앞만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요즘 몸이 안 좋으셔서 우리 이혼한 거 아직 얘기 안 했어. 혹시라도 충격받으실까 봐.”

“이 일을 계속 숨길 수 있을 것 같아?”

“명절이 지나면 기회 봐서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릴 거야.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그래, 알았어. 다른 일 더 있어?”

“없어.”

이청아는 말을 차갑게 내뱉고는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갔고 유진우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하는 내내 두 사람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 같아 보였다.

유진우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술을 들고 들어갔다.

거실에 들어가 보니 이미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이씨 가문 직계 가족들이 거의 다 와 있었는데 전 장인어른 이적은 출장 때문에 오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외부인 양의성이 이적의 자리에 앉았다.

“흥! 참 건방지기 짝이 없어. 이렇게나 많은 웃어른을 기다리게 하고 말이야!”

장경화는 유진우를 보자마자 싸늘한 표정으로 바로 비꼬기 시작했다.

“엄마, 그런 소리 하지 마. 쟤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어. 혹시라도 미쳐 날뛰면 엄마도 때릴지 몰라!”

옆에 있던 이현이 아니꼬운 말투로 한마디 보탰다.

어제 얻어맞은 후로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붕대는 이미 풀었지만 얼굴의 멍과 붓기는 아직 남아있었다.

“됐어. 다 온 것 같으니 그만 식사하지.”

이 어르신이 상황을 수습하고는 유진우에게 웃으며 말했다.

“진우는 할아버지 옆에 와서 앉아. 이따가 술이나 한잔하자.”

“네.”

유진우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이 어르신을 부축하여 자리에 앉았다.

“흥! 아부쟁이 같으니라고!”

이현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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