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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왜 신분을 숨기고 나와 결혼한 거야?

“최 사장님!”

서준은 부드럽게 하연을 불렀고, 다음 순간 시선을 옆쪽의 최동신에게로 향했다.

“회장님, 최 사장님과 단둘이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최동신은 별다른 언급 없이 하연에게 그 결정을 넘겼다. 하연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입가가 살짝 올라가는 정도였다.

“그렇게 하죠.”

최동신은 내키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떠나기 전에 여전히 한마디 조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연아, 이미 이혼했으니 예전 관계는 깨끗하게 끊어. 우물쭈물, 다른 여자들처럼 굴지 말고.”

서준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약간 숙이며 최동신을 배웅했다.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야?”

하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평범하게 말했다.

서준은 3년 전 혼인증명서를 발급받던 날, 하연이 다소 수줍게 그의 옆에 서 있고, 사진작가가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첫 번째 사진을 찍었던 것이 떠올랐다.

회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자 하연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3년 전, 왜 신분을 숨기고 나와 결혼한 거야?”

하연은 서준이 자신에게 이 문제를 물어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미 이혼한 사이이니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한 대표는 왜 그걸 알고 싶어?”

서준의 눈이 하연을 뚫어지게 응시했는데, 그 눈이 마치 심연의 바다처럼 깊어 생각을 알 수 없었다.

“그냥 대답만 해주면 돼.”

하연의 눈동자가 흐려지며 생각이 이미 오래전 일로 향했다.

“내 가족은 내가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하연은 자신의 모든 신분과 지위를 내려놓고 가족과 친구들의 기대를 배신한 채 망설임 없이 서준을 선택했다.

다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행히 내가 이제 현실을 깨달아서 말이야. 사랑 안에서 두 사람이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지 않고, 자기 생각만 강요하면 그저 상대방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어렸을 때 보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함부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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