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3화 내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

“정 실장, 오늘 무슨 일정 어떻게 돼?”

태훈은 하연과 반 발짝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을 보고했다.

“오전 10시에 국제 화상 회의가 잡혀 있고, 오후 2시에 기항 그룹 성 대표님과 미팅이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밤 7시에 MJ 그룹 회장님과 회장 사모님과 모임이 있습니다.”

“그래, 알았어.”

태훈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하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하연아, 바빠?”

전화 건너편에서 예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번에 6억으로 드레스 의뢰했던 고객님이 오늘 가게에 들르겠다고 하셔. 너를 콕 집어 만나고 싶다는데, 시간 돼?”

하연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물었다.

“언제인데?”

“물어봤는데 12시 전에는 언제든 괜찮대.”

“그래, 알았어.”

나연은 전화를 끊자마자 고개 앞에 커피를 대령했다.

“김 여사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 디자이너가 조금 늦게 도착한다네요.”

김 여사라 불리는 여자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가게 문 앞에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오늘 막 출소한 민혜경은 서준에게서 받은 카드로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심지어 이미 옷이며 가방이며 신발을 가득 사 들고 새로운 헤어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살얼음판 같은 감옥에서 지내면서 혜경이 어떤 나날을 보냈는지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나왔다.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숍을 본 혜경의 눈은 점점 어두워졌다.

이윽고 콧방귀를 뀌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이거, 이거 다 포장해 줘요.”

문을 들어서자마자 혜경은 마네킹에 전시되어 있던 신상 옷을 가리키며 거침없이 말했다.

웃으며 다가왔던 예나는 입을 열려는 순간 그대로 굳어 웃음기가 싹 가셨다.

“민혜경, 내연녀 주제에 벌써 나왔어?”

예나가 퉁명스러운 태도로 내연녀라는 말을 내뱉자 혜경은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끝내 눌러 참으며 비아냥거렸다.

“멍하니 서서 뭐 하고 있지? 당장 가서 옷 가져오지 않고?”

그 말에 예나는 팔짱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