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7화 누가 미친개를 함부로 풀어놨지?

그에 반해 상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는 얼굴로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건넸다.

“우선 이렇게 주세요. 더 필요하면 따로 주문할게요.”

종업원이 떠나자 하연은 그제야 물컵을 내려놓았다.

“제가 파와 생강을 안 먹는 거 어떻게 알아요?”

이건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서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상혁 오빠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상혁은 눈을 들어 하연을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네 첫째 오빠가 말해줬어.”

“하민 오빠요?”

상혁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솔직히 이 모든 건 그동안 상혁이 관찰해서 알아낸 결과다.

하연은 그런 상혁의 말에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다.

“최하연, 정말 너였어?”

그때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하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곧이어 한설매가 하연의 앞에 나타나 하연과 상혁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서준의 작은 고모인 한설매는 줄곧 하연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하지만 한씨 집안에서 나간 뒤 이렇게 훌륭한 남자와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두 사람 무슨 사이야?”

한설매는 아무 거리낌 없이 물어봤다.

하연은 원래 한씨 집안 사람에게 호감이 없는데 늘 말 많은 한설매는 더욱 싫어했다.

“그게 한설매 씨와 무슨 상관이죠?”

한설매는 지난번에 하연에게 거절당하고 난 뒤부터 늘 마음에 새겨뒀는데, 하연이 이렇게 되묻자 결국 폭발했다.

“왜? 이혼하더니 이제는 곁에 몸 파는 남자를 두는 거야? 서준이보다 한참 못 해 보이는데 사람 보는 눈이 영 없네.”

만약 한설매가 저를 욕했다면 하연은 아마 대꾸도 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하필이면 상혁을 건드렸기에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누가 미친개를 함부로 풀어놨지? 아무 데서나 이빨을 드러내네.”

“지금 나더러 개라는 거야?”

“아니에요?”

한설매의 얼굴은 이미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하연은 조금도 봐줄 생각이 없었다.

“남편이 아직도 일 찾고 있죠? 제가 이 바닥에 말해두면 앞으로 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상대를 잡으려면 급소를 때리라고 했던가?

남편의 얘기가 나오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