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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상대방의 걱정

그 남자와 다시 만난 건 약 한 달 정도 후였다.

하연이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에서 나오자 한 무리 사람들이 키득키득거리며 다가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아시아인들은 다 너처럼 등신 같고 개 같아?”

“예전부터 병을 몰고 다니더니 더러운 종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시아인은 우리 발밑이야.”

“...”

사람들의 말에 하연은 속에서 열불이나 눈살을 찌푸렸다.

‘이 왹국놈들 대체 뭐야? 이유도 없이 남을 욕하다니.’

이윽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앞으로 다가가 반박하려 할 때, 옆에서 남자의 비명과 욕설이 들렸다.

“젠장! 감히 나를 때려?”

심지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 대 더 얻어터졌다.

“때렸다, 어쩔래? 감히 우리를 욕해? 오늘 제대로 얻어터져 봐!”

남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또다시 외국 학생의 얼굴을 후려쳤고 곧이어 꽥꽥거리는 비명이 들렸다.

앞으로 다가가 보니 아시아인 남학생이 방금 하연을 비아냥거렸던 외국 학생들을 제대로 혼쭐 내주고 있었다.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몇 대 만에 외국 학생들을 모두 때려눕힌 남자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제 팔을 주물럭댔다.

이윽고 눈을 내리깔며 귀찮은 듯 말했다.

“같잖은 겉들이 어디서 잘난 척이야? 앞으로 나 만나면 돌아서 다녀. 안 그러면 볼 때마다 때릴 거니까.”

말을 마친 남자가 뒤돌아서자 하연은 그제야 상대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했다. 곧이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가리켰다.

“어? 그쪽!”

하연을 알아본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와 하연의 팔을 덥석 잡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아까 너무 멋지던데요? 나쁜 자식들! 감히 우리를 그렇게 욕해?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은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데 아직도 무시하다니. 아까 그 자식들 쥐어팬 거 너무 속 시원했어요. 저도 당장 가서 때려주고 싶었다니까요.”

“...”

하연이 끊임없이 쫑알대는 사이, 남자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다 조용한 곳에 도착하자 그제야 하연을 놓아주었다.

“아까 계속 있었어요?”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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