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어쨌든 오늘 일은 제가 신세를 진 것이니 나중에 제가 임 대표님을 도울 만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성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 마디 타일렀다.“호현욱은 생각보다 교활한 사람이에요. 그동안 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은 인맥과 계략을 쌓아온 사람이라 상대하기 쉽진 않을 거예요. 최 사장님께서 앞으로 좀 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네, 앞으로 더 조심할게요.”성재는 하연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귓가의 잔머리를 발견한 성재는 손을 내밀어 잔머리를 뒤로 넘겨주려고 했다.“임 대표님!”서준의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성재의 동작을 멈추게 만들었다. 성재는 싱긋 웃으며 앞으로 내밀던 손을 거두고 하연에게 말했다.“잔머리가 불편해 보여서요.”“네?”하연은 그제야 눈치챘다. 서준은 긴 다리를 내디디며 성큼성큼 걸어가 하연의 옆에 서서 성재의 시선을 막았다.“임 대표님께서 곧 약혼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제가 미리 이 자리에서 약혼을 축하드리도록 하죠.”약혼은 성재의 가족들이 정한 것인데 성재는 줄곧 동의한 적도 외계에 입장을 밝힌 적도 없었다. 그런데 서준이가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니.“아직 제대로 결정 난 일은 아니니 축하를 받긴 너무 이른 것 같네요.”성재는 말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하연을 힐끗 보더니 계속 말했다.“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한 대표님을 제 결혼식에 초대하도록 하죠.”서준은 그의 말 뜻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재가 하연을 좋아한다는 것을.서준은 순식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누군가가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연은 줄곧 서준을 무시하였다. 그가 하연을 따라 나왔는데도 그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최 사장님, 제가 댁까지 모셔다드리죠.”성재는 화가 잔뜩 난 서준의 눈빛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하연에게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차를 가지고 왔어요.”“그럼 제가 주차장까지 바래다 드리죠.
이와 동시에 SG호텔의 룸에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호현욱은 화가 나다 못해 룸에 있는 모든 물건을 깡그리 깨뜨렸다.“최하연, 네년이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호현욱이 앞에 있는 의자를 세게 걷어차자 의자는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호현욱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디.‘이 일은 절대 그냥은 못 넘어가! 내가 이쯤에서 그만둔다면 앞으로 평생 최하연 그년한테 지게 될 거야.’호현욱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최하연 그년을 DS 그룹에서 내쫓아!”호현욱이 전화를 끊고 떠나려고 할 때 누군가가 룸의 문을 두드려왔다.“누구시죠?”호현욱이 경계심을 가지며 묻자 상대는 밖에서 문을 열었다.“호현욱 씨, 저희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호현욱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그쪽 회장님이 누구죠?”“민진현 회장님입니다.”이 이름은 별로 낯선 이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민진현과 전혀 모르는 사이다.“민 회장님께서 무슨 일로 절 찾으신 거죠?”“가보시면 아실 겁니다.”호현욱은 잠시 고민하더니 상대를 따라가보기로 했다....밤 11시.SOLO 스탠드바 안은 매우 떠들썩했다. 귀를 찌르는 듯한 음악 소리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시켰다.서준은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구석의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손에 술잔을 들고 계속해서 술을 마시기만 했다.“왜 그래? 기분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안태현은 다가와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서준은 시종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태현은 서준의 이런 모습을 보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혹시 전처와 관계있는 일이야?”이 말을 들은 서준은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역시 그 여자 때문일 줄 알았어!”“그 여자 얘기하지 마.”이건 오늘 밤 서준이가 꺼낸 첫 마디다. 태현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계속 물었다.“설마 전처 때문에 이렇게 술을 마시는 거야?”“꺼져!”서준은 화를 내며 말했다. 이에 태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준은 태현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익숙한 실루엣을 보게 되었다. 붉은색의 치마를 입은 여자는 바로 최하연이다.‘최하연은 임성준이랑 함께 갔었잖아. 그런데 왜 여기 있어?’하연의 춤사위는 아주 매혹적이었다. 그녀는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스탠드바에서 가장 주목을 받게 되었다.하연의 웃는 얼굴은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녀의 이런 모습은 서준을 설레게 만들었다.서준은 하연의 이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연이가 이렇게 예쁘게 웃는 건 처음 보네.’서준은 마음이 복잡하여 단숨에 잔속에 남은 술을 다 마셨다. 그리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잔을 내려놓고 하연을 향해 걸어갔다.“대박! 하연아, 너 정말 너무 예뻐!”정예나는 하연을 향해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역시 오늘 밤에 널 불렀어야 했어. 이 분위기를 타고 제대로 즐겨보자!”하연은 음악소리에 취해 기쁜 마음을 주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예나와 건배를 했다.“마셔!”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웃은 뒤 술잔을 비웠다. 그 술은 하연이가 매우 좋아하던 술이기에 하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원샷을 했다.“예나야, 나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올게.”하연은 컵을 내려놓고 화장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화장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녀를 향해 걸어오는 서준을 보았다.하연은 방금까지 웃던 표정을 감춘 뒤 뒤돌아서서 도망치려고 했다.그녀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난 서준은 재빨리 하연을 불렀다.“최하연, 거기 멈춰!”하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은 뒤 더 빨리 도망쳤다. 서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달려가 하연을 화장실 모퉁이에 막았다.“뭐 하는 거야! 이거 놔!”하연은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서준은 한사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두 시간 전 하연이가 자신을 오해한 것을 떠올리자 서준은 화가 치밀어올라 술기운을 빌어 입을 열었다.“최하연, 나와 호현욱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야. 내가 정말 그딴 놈과 손 잡을 리가 있겠어?”하연은 그의 말을 듣지
한편 한서영은 SOLO 바탠드바 입구에 서서 서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서영의 곁에 있던 예쁜 여자가 재빨리 물었다.“서영아, 네 오빠가 정말 이곳에 있는 게 확실해?”서영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새언니는 나만 믿어. 우리 오빠는 분명 이 바탠드바 안에 있을 거야.”서영의 옆에 있던 여자는 민혜경이다. 민씨 가문은 혜경을 완전히 포기했기에 민진현은 직접 그녀를 구치소에 보냈다. 최씨 가문이 확실한 증거를 제출한 다음 공개적으로 심사가 가다 오기 전에 혜경은 자신이 임산부라는 것을 핑계로 몸이 아프다며 보석을 받았다.혜경은 서준에게 전화를 걸고 메시지도 보냈지만 서준은 단 한 번도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핑계를 대고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왔다.서영한테서 서준이가 SOLO 스탠드바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새언니, 우리 들어가자.”서영은 혜경을 데리고 스탠드바 안으로 들어갔다. 혜경은 떠들썩한 분위기와 활기찬 노래들을 듣자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어딘가를 보더니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새언니, 왜 그래?”서영은 호기심에 혜경의 시선을 따라 살펴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연과 서준을 한눈에 보았다.“저 여자는 왜 또 여기 있는 거야! 이미 이혼했으면서 왜 자꾸 우리 오빠한테 들러붙는 건데!”서영은 화가 난 마음에 앞으로 나가 따지려고 했지만 혜경이 그녀를 막았다.혜경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서준이가 뺨을 맞고 오히려 웃는 상황을 보았다.혜경은 두 손을 주먹 쥔 채 하연이가 떠나는 것을 보고 곧장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하연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자리로 돌아간 후 가방을 들고 예나한테 말했다.“재밌게 놀다 가, 난 먼저 가봐야겠어.”예나와 친구들이 밤새 놀 생각으로 바에 온 것이기에 떠나려는 하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래. 밤 길 조심하고!”하연이가 몸을 돌려 떠나려는 순간 혜경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혜
혜경이가 도움을 청하자 바 안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점점 작아졌다.“제, 제 뱃속의 아이 좀 살려주세요!” 하연은 눈앞의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혜경이가 이와 같은 수법으로 자신을 모함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연기에 중독되기라도 했나 보네.’멀지 않은 곳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어두운 표정으로 두 여자를 향해 걸어왔다.땅에 쓰러진 혜경을 본 서준은 그녀가 왜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 물어보려 했으나 혜경은 그가 묻기도 전에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혜경은 통증 때문에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서준 씨, 나 좀 살려줘! 우리 아이 좀 살려줘!”“오빠, 모두 최하연 저 년이 새언니를 밀어 이렇게 된 거야!”서영은 재빨리 고자질을 했다. 하지만 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혜경이가 정말 아파 보이자 서준은 그제야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이때 그는 손에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피야! 오빠, 새언니 피났어!”서영의 말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다.“뭣들 하는 거야, 얼른 119 불러!”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한 마디 외치자 모두 핸드폰을 꺼냈다.서준은 망설이지 않은 채 혜경을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이때 급하게 달려온 예나가 하연에게 물었다.“하연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하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귀찮은 일에 얽힌 것 같네.”“뭐?”하연은 머리를 숙여 땅바닥의 핏자국들을 보았다. 그녀는 혜경이가 자기 아이마저 도구로 이용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하연은 금방 마음을 가라앉힌 뒤 어두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의 CCTV를 보았다.한편 혜경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서준과 서영은 모두 수술실 밖을 지키고 있었다.얼마 뒤 수술실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급히 달려왔다.“환자 가족분이 누구시죠?”서준이 얼른 물었다.“환자 상태는 괜찮은 가요?”“환자분 남편이신 거죠? 환자분은 현재 유산되어 수술로 뒤처리를 해야 되는 상태입니다. 남편분은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하면 되겠네.”민진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영을 보며 말했다.“서영 아가씨께서 똑똑히 보셨다고 하셨으니 우리 혜경을 위해서라도 경찰들 앞에서 증인으로 나서주실 거죠?”“그게...”서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원래 증인으로 나서려고 했던 그녀는 서준의 어두운 표정을 눈치챈 후 하려던 말을 바꾸었다. 그것도 민진현이 보는 앞에서.“하지만 그곳의 불빛이 어두워서 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요.”겁을 잔뜩 먹은 서영은 심장이 매우 빨리 뛰었다. 이때 민진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서영 아가씨, 전 그저 진실에 대해 알고 싶은 것뿐입니다.”“그게...”서영은 고개를 숙이더니 서준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민진현은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 서준이가 아직도 하연의 편을 들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민진현은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혜경이는 자네의 아이를 품고 있었어! 지금 아이가 유산되었는데 자네는 아빠로서 조금도 슬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드는 건가? 자네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기나 해?”“죄송합니다.”서준이 입을 열었다.“제가 어떻게 된 일인지 반드시 조사해 내겠습니다.”“조사한다고 해놓고 또 그 여자를 감싸주려는 건가?”민진현과 서준이 다투는 소리는 병실 안을 가득 채웠다. 옆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혜경은 침대 시트를 꽉 쥐었다. 두 사람의 아이가 유산되었는데 서준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하연의 편을 들고 있었다.혜경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연을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할아버지...”혜경의 허약한 목소리가 엄숙한 분위기를 깨뜨렸다.“새언니 깼어요?”서영은 바로 혜경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새언니, 몸은 좀 어때요?”혜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서준을 보며 말했다.“서준 씨, 우리 아이가...”하지만 서준은 마치 이 일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듯이 차가운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
“서준 씨가 아직 그 여자한테 감정이 남아있다는 건 이해해. 두 사람이 3년 동안 부부로 지내왔으니까. 하지만 그 여자는 날 밀어 우리 아이를 죽게 만든 범인이야!”“그래, 알았어.”서준은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은 채 말했다.“그럼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조사해 보지.”서준은 이 말을 마친 뒤 병실을 떠나려 했다. 이때 병실 문이 열리더니 하연이가 병실 문 앞에 서 있었다.“최하연 씨, 당신은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혜경은 하연을 보자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이에 하연은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다.“방금 하신 말씀들 모두 병실 밖에서 들었습니다. 한 마디만 물을 게요. 민혜경 씨,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 정말 그쪽 말대로 인 가요?”“최하연, 네년 때문에 내 아이가 죽었어!”하연은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민혜경 씨, 말을 함부로 하셔서는 안 되죠.”“내 말은 모두 사실이야! 범인은 바로 너야! 내가 당장 신고해서 널 감방에 처넣을 거야! 넌 내 아이를 죽인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혜경은 미친 듯이 소리 질렀지만 하연은 시종 침착한 모습이었다.“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이미 경찰을 데리고 왔거든요.”하연은 말을 마친 뒤 몸을 옆으로 돌려 자리를 비켰다.“안으로 들어오시죠.”곧 경찰 제복을 입은 경찰관 두 명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혜경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혜경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떠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신고할 생각은 없었다.하연의 갑작스러운 행동이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다 나가! 다 나가라고!”혜경은 귀를 막고 비명을 질렀는데 마치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서준은 어두운 표정을 보인 채 경찰에게 다가가 말했다.“환자분이 방금 아이를 유산하셔서 상태가 많이 불안정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두 경찰은 서로 마주 보더니 입을 열었다.“저희도 신고받고 온 것이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어느 분이 민혜경 씨인 거죠?”“꺄악!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서준 씨, 나 머리가 너무 아파!”혜경은 소리를 지르며 서준의 손을 잡았다.“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내가 의사를 부를게.”서준은 말하면서 침대 머리맡의 호출 벨을 눌렀다. 혜경은 매우 상태가 불안정해 보였다.“저 사람들 모두 나가라고 해! 당장 나가! 협조고 뭐고 당장 나가라고!”서준은 손을 내밀고 망설이더니 혜경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해 주었다.“경찰관님, 환자분이 방금 아이를 유산해 상태가 매우 불안정합니다. 지금 물어보셔도 제대로 이야기도 못할 것 같으니 환자가 좀 안정된 다음 다시 오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민진현이 입을 열자 두 경찰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저희는 신고자가 제공한 증거를 따라 현장을 조사하기도 했으니 결과가 나온 다음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네, 수고가 많으십니다.”민진현은 말을 마친 다음 일어나 경찰을 병실 밖으로 배웅했다.경찰이 떠난 후 혜경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하연을 노려보았다. 이에 하연은 헛웃음을 터뜨렸다.“계속 연기하시지 그래요.”이미 예상했던 반응이라 하연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민혜경 씨는 정말 연기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올해의 연기 대상을 받아도 될만한 실력이에요.”“최하연 씨, 당신은 꼭 천벌을 받게 될 겁니다.”혜경이 악랄하게 말하자 하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민혜경 씨야말로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반드시 제 아이를 죽인 대가를 치르셔야 할 겁니다!”혜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