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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같은 수법

혜경이가 도움을 청하자 바 안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제, 제 뱃속의 아이 좀 살려주세요!”

하연은 눈앞의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혜경이가 이와 같은 수법으로 자신을 모함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연기에 중독되기라도 했나 보네.’

멀지 않은 곳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어두운 표정으로 두 여자를 향해 걸어왔다.

땅에 쓰러진 혜경을 본 서준은 그녀가 왜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 물어보려 했으나 혜경은 그가 묻기도 전에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혜경은 통증 때문에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준 씨, 나 좀 살려줘! 우리 아이 좀 살려줘!”

“오빠, 모두 최하연 저 년이 새언니를 밀어 이렇게 된 거야!”

서영은 재빨리 고자질을 했다. 하지만 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혜경이가 정말 아파 보이자 서준은 그제야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이때 그는 손에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피야! 오빠, 새언니 피났어!”

서영의 말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다.

“뭣들 하는 거야, 얼른 119 불러!”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한 마디 외치자 모두 핸드폰을 꺼냈다.

서준은 망설이지 않은 채 혜경을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이때 급하게 달려온 예나가 하연에게 물었다.

“하연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귀찮은 일에 얽힌 것 같네.”

“뭐?”

하연은 머리를 숙여 땅바닥의 핏자국들을 보았다. 그녀는 혜경이가 자기 아이마저 도구로 이용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하연은 금방 마음을 가라앉힌 뒤 어두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의 CCTV를 보았다.

한편 혜경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서준과 서영은 모두 수술실 밖을 지키고 있었다.

얼마 뒤 수술실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급히 달려왔다.

“환자 가족분이 누구시죠?”

서준이 얼른 물었다.

“환자 상태는 괜찮은 가요?”

“환자분 남편이신 거죠? 환자분은 현재 유산되어 수술로 뒤처리를 해야 되는 상태입니다. 남편분은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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