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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비아냥

하연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하민은 하연이 F국을 떠나는 걸 끝내 동의했다.

B시로 돌아온 하연은 곧바로 안형준을 만나러 길을 떠났다.

그 시각, 안형준은 민성시립 대학교 교수 사무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번 하연이 패션쇼에서 선보인 복장을 평가하고 있었다.

“안 교수님, 이번 패션쇼가 성공리에 막을 내린 건 모두 메인 의상 덕분이었어요.”

안형준의 제자인 주형민이 먼저 의견을 내비치자 안형준도 그 말에 동의했다.

“맞아. 이번 디자인 무척 훌륭해. 벌써 해외 패션쇼의 초대도 받았어.”

“정말이에요? 그러면 우리 이번 기회에 해외에서 패션쇼 열 수 있겠네요?”

그 말에 다른 제자도 흥분한 듯 눈을 반짝였다.

“당연하지. 이런 기회가 어디 흔해?”

“국제 패션쇼에서 예전에는 우리 작품 꺼리더니. 심지어 우리는 세계 무대에 설 만한 복장을 디자인하지 못한다고 무시도 했었잖아. 그런데 이런 걸 보면 우리 실력을 제대로 증명했나 봐.”

“어떡해, 너무 흥분돼.”

“...”

흥분한 듯 말을 보태는 학생들 속, 유일하게 한 사람만 기쁨이 아닌 비아냥 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디자인도 평범하고, 포인트도 없구먼. 다들 어쩜 보는 안목이 이렇게 없어?”

그 말 한마디에 기쁨으로 가득 찼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서창섭, 너 그게 무슨 뜻이야? 너도 우리나라 디자인 무시하는 거야?”

서창섭이라 불린 사람은 귀찮은 듯 대답했다.

“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지연 선배는 어떻게 이겼나 몰라. 교수님, 대체 무슨 생각이예요? 어떻게 이런 사람을 메인 디자이너로 선발하셨어요?”

지연의 이름이 언급되자 안형준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다른 학생들도 지연의 이름에 하나둘씩 입을 다물었다.

“서창섭, 자고로 말은 적게 하랬어. 말할 줄 모르면 조용히 닥치고 있는 게 어때?”

“네가 지연 선배 짝사랑하는 건 알겠는데, 이번 일은 엄연히 따지면 지연 선배 잘못이야.”

“잘못한 건 인정해야지. 편 들어주면 어떡해?”

다른 학생들의 말에 창섭의 낯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너희가 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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