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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은주?”

신경주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경주 오빠, 나 좀 도와줘.”

김은주가 울먹이며 말했다.

“나 지금 신씨 그룹 아래에 와있는데……. 기자들이 쫙 깔려있어, 나 너무 무서워.”

“지금 내려갈게.”

신경주는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안돼요, 신사장님.”

한설희가 앞을 막아나섰다.

“사장님 경호원들한테 시키시면 되세요, 혼자 내려가셨다간 사장님도 갇히게 될거에요.”

신경주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김은주 아가씨, 혼인날자 정하신건가요?”

“언론에서 아가씨랑 신사장님 어릴적부터 같이 자란 사이라고 하던데, 예전부터 알던 사이 맞아요?”

“신사장님 전 와이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와이프가 두 분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기자들이 속사포마냥 김은주한테 질문을 던졌다. 경호원들이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아주 혼란스러웠다.

김은주는 가련한척 연기하고 있었지만 사실 기분이 날것만 같았다.

결혼소식은 김은주가 매체에 뿌린것이고 백소아가 외간녀라는 찌라시도 김은주가 퍼뜨린거였다.

김은주는 백소아가 자신의 팔찌를 빼앗은것도 모자라 많은 사람들앞에서 모욕을 준데 대해 꼭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 마음먹었다.

“신사장님과 저한테 좋은 소식이 생기면 꼭 제일 먼저 기자님들한테 말씀드릴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은주는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신사장님 전 와이프 백소아 씨에 대해선 저도 아는바가 없기에 다들 공격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백소아 씨와 신사장님은 현재 아무 사이도 아니므로 각자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김은주의 말에 기자들이 더 달려들었다.

김은주가 뒤로 밀려나고 있을때 누군가가 나타나 김은주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왔어? 경주 오빠.”

김은주는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

신경주는 얼어붙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경주는 갑자기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신경주는 백소아가 주위에서 이 모든걸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신씨 그룹 문어구에 설치되어 있던 카메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아람은 사무실에서 신씨 그룹에서 일어나는 일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구아람은 신경주가 김은주를 감싸안고 기자들 무리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마음이 아파왔다.

“신경주, 너 나한테는 저렇게 살갑게 대한적 있었어?”

구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2년전, 폭우가 휘몰아치던 날, 죽을것만 같았을때 난 네가 오지 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너한테 전화 했었어, 전화 받아주기만을 기대했었어. 하지만 결국 넌 내 연락을 받지 않았어. 그런 너를 내가 3년동안이나 사랑했었다는게 너무 괴로워.’

이때 채팅방에 메세지가 떴다.

구윤:아람아, 제일 먼저 결혼소식을 터뜨린 <<성주일보>> 사장 이미 교체되었어, 아마 이 찌라시 퍼뜨린 사람 신경주 여자친구인거 같아.

메세지를 본 구아람이 타자를 해나갔다.

구아람:부부는 동심일체라잖아.

구윤:그렇지, 맞는 말이야.

구윤:아람아, 내가 굉장한 소식을 접했는데 너랑 따로 얘기하고 싶어.

넷째 오빠:그냥 여기에서 말해.

구윤:안돼, 이건 내가 알아낸거니까 누구도 탐내려고 하지 마.

둘째 오빠가 음성메세지를 보내왔다.

“아람아, 그 김은주라는 여자에 대해 내가 재미있는걸 찾아냈어.”

다른 사람들이 알고있는 구윤은 검사였지만 다른 오빠들과 구아름은 구윤이 해커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넷째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조사능력이 꽤 강했기에 일단 구윤에게 배당된 사건이라면 그 범죄자들은 구윤의 손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은주도 마찬가지었다.

카톡에 사진 몇장이 날아왔다.

다름아닌 김은주가 하얀 몸을 드러내고 외국 남자들과 키스 하는 사진들이었다.

“둘째 오빠, 장난 아닌데?”

구아람이 휘파람을 불며 사진을 넘겼다.

“어디서 난거야?”

“김은주 인스타 팔로워에서 밤을 새가며 뒤진거야. 사진에 있는 저 남자가 워낙에 수상해 보여서 핸드폰 갤러리를 해킹했더니 저런 보물이 나왔지 뭐야. 저 남자 헬스트레이너라 팔로워수가 장난 아니야.”

“고마워, 오빠. 내가 저녁 쏠게.”

“술은 안 사줄거야?”

“사야지, 오빠가 마시고 시픈거 다 시켜줄게.”

“일단 너무 기뻐하지 말고 더 폭발적인 소식 있어.”

이어 구윤이 병원 진찰기록과 김은주의 복부사진을 보내왔다.

“이건…….”

구아람이 멈칫했다.

“김은주가 M국에서 애를 낳았었어, 이 사진들은 산후에 생긴 임신문이애.”

구아람은 사진을 확대하여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구아람 아픈게 아니었어, 병원에 가는건 성형과에 드나드는거였어, 임신문을 없애려고 말이야. 나 유전자검사를 조작하는건 봤어도 임신문을 없애는건 처음봐. 그러고보니 신경주랑 김은주 같이 잔적도 없나보네.”

구아람은 복잡한 심정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다행이네.”

“다행이긴 뭐가 다행이야, 정신차려.”

구윤은 동생이 사진을 보고 마음 약해질가봐 두려웠다.

구아람이 웃었다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야, 나 신경주한테 이제 감정 없어. 그냥 신경주가 김은주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니까 덜 역겨울뿐이야.”

“이번엔 신세미가 당할 차례야.”

구윤이 욕설을 퍼부었다.

“신경주는 매를 자기절로 버는거야, 해문 큰 아가씨인 우리 동생을 놔두고 어디서 굴러온지도 모르는 돌을 신부로 맞아들이다니.”

“그게 바로 신경주에요.”

구아람이 비꼬며 말했다.

13년을 사랑한 사람은 한순간에 내려놓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또다시 신경주를 사랑하게 될 일은 없을것이다.

“우리 이거 퍼뜨리자. 김은주도 당해봐야지 않겠어?”

구윤은 이미 한껏 들떠있었다.

“난 어릴적부터 맛있는건 남겨뒀다가 제일 마지막에 먹었어.”

구아람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런건 나중에 퍼뜨려야 제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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