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화 환심을 사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또 이것을 전혀 숨기지 않고 그대로 신호연에게 말해주었다.

그는 뿌듯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칭찬했다.

“여보, 당신은 정말 현명한 내조를 하는 여자야.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할 줄 알고 사람의 환심을 살 줄 알고 말이야.”

“환심을 사는 게 아니고 난 진심이라고.”

나는 그의 말을 정정하고 계속 입을 열었다.

“서강훈 씨는 확실히 고생을 많이 했잖아. 이 몇 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도 많이 했고. 당신은 남자니깐 이렇게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하는 건 당연한 거지. 그런데 여자들은 말이야, 이런 소소한 것에 좋아하고 행복해해.”

사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그의 걱정을 없애기 위해서이다. 내가 만약 이 일을 숨겼다가 나중에 이 여우 같은 인간이 알게 되면 그는 반드시 경계심을 세울 것이다.

나는 티 내지 않고 그를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

이 충분한 명분으로 나는 고객들의 아내와 빈번하게 만나면서 친하게 지냈고 이후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

그러나 신호연이 보기에 단지 여자의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 같이 식사를 하고 샵에 가서 머리를 하는 행동들은 이상한 것도 없었다.

내가 바삐 보내고 있는 하루는 그가 보기에 아무 일도 아니고 어떠한 파장도 일으키지 못하는 사소한 일들이다. 심지어 그는 이렇게 하면 얼굴도 익히고 좋은 것 같다고 몇 번이고 칭찬을 하였다. 나도 의기양양해하며 큰소리로 그는 밖에서 사무를 처리하고 나는 내조를 담당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신호연도 자연스럽게 이 사실에 기뻐하였다.

그러나 나는 마음속으로 그를 수없이 욕하고 그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재차 다짐을 하였다.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나는 갑자기 그에게 물었다.

“집 비용은 언제 돌려받을 수 있어?”

“곧 받을 수 있어. 수복 가든이 완공하여 결산을 받으면 바로 메꿀 수 있어.”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빨리 서둘러! 이 돈이 지금 계좌에 없으니깐 나 자꾸 불안해.”

나는 사실대로 속마음을 말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도 이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