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의 차가운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칠 때 나는 이상하게 두근거렸고 조금 어색했다. 그 차디찬 밤의 이야기를 나는 여전히 새록새록 기억하고 있고 불과 며칠 전에 발생한 일이니 그도 분명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그날 밤 나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고 그가 보기에 강에 투신까지 하였고 온갖 초라한 꼴을 다 보였는데 지금 이 순간 신호연 옆에 서서 애정을 과시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긴 일인가.그의 시선에 나는 저도 모르게 신호연의 팔을 끼고 있던 손을 내렸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조민성이 걸어오는 걸 보고는 그 아첨꾼들은 서로 앞다퉈 인사를 건넸고 신호연도 마찬가지였다.나는 쌀쌀맞은 시선으로 그 사람들의 “진심”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배현우가 신호연을 바라보는 눈빛을 캐치했는데 그의 눈빛 속에 경멸이 담겨 있었다.조민성도 다른 사람에게 배현우를 소개해 주지 않았고 배현우도 다른 사람을 소개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저 바로 나의 옆에 다가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아 씨, 아니다.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지아 씨가 좀 더 듣기 좋네요.”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오늘 오실 줄은 몰랐네요.”“네.”그는 술 한 모금을 마시고 나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기분 좋아 보이는데요?”“연기는 계속 이어가야죠. 저에게 말씀하셨잖아요. 모든 자신에게 달렸다고요.”나는 교묘하게 답했다.“현우 씨, 저 아직 연락처가 없어서 외투도 돌려드리지 못했네요. 혹시 시간 되실 때 밖에서 커피 한잔 괜찮을까요? 겸사겸사 외투도 돌려드리고요.”그는 고개를 숙여 술 한 모금을 마실 뿐 나에게 그의 연락처를 주지 않았다. 알려주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모습에 나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마침 신호연이 나와 배현우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고는 나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웃으며 물었다.“지아야, 이분은...?”“아, 이분은 천우 그룹의 배현우 씨야.”나는 신호연에게 소개를 하였고 배현우를 바라보았다.“현우 씨, 이분은 저의 남편이자 신
나는 놀라서 손을 꼭 쥐었고 이미 떠나간 배현우의 뒷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두근거렸다. 그러고는 쪽지를 손에 들고 있던 가방에 넣었다. 우리가 떠날 때 나는 먼저 차에 탑승하였고 신호연은 여전히 개발사의 사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빠르게 가방에서 쪽지를 꺼냈다. 왠지 모르게 손이 조금 떨려왔다. 위에는 손으로 적은 연락처가 적혀있었는데 꾹꾹 눌러 쓴 자국이 있었다. 그 위에 배현우라는 이름까지 적혀있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줬던 것이었다. 나는 흐뭇하게 웃었고 바로 쪽지를 핸드백의 복층에 넣었다. 신호연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의 물건을 검사할 수도 있기에 미리 방어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호연은 여전히 흥분 상태였고 오늘 파티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하여 평가를 하였다.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마음속으로 비열한 인간이라고 욕했다.나는 그가 말한 그런 것에 관심이 전혀 없고 마음속으로 다시 배현우를 만나 천우 그룹에 대하여 제대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신호연 몰래 다른 방법을 찾아서 나의 능력을 다른 곳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연도 몰래 회사의 자산을 옮겨갔는데 나라고 몰래 회사의 업무를 옮겨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신흥건재는 비록 내가 두 손으로 직접 설립한 것이지만 나는 회사를 떠난 지 너무 오래되었다. 게다가 이미 신호연의 흔적이 남아있다. 물론 내가 가리키는 것은 인간관계 및 일 처리에 대한 흔적이다. 대범하고 당당하지 못하다. 회사도 그러하고 사람도 그러하다.이 생각은 내가 오늘 파티에 참석한 후 갑자기 생긴 강렬한 소원이다. 애초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지금의 나도 할 수 있다. 지금부터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기초를 다져야 한다.집에 도착한 후 나는 재빨리 하이힐을 벗고 샤워하러 갔다. 내가 샤워를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신호연도 알몸으로 들어와 나는 깜짝 놀랐다. “아! 신호연, 왜 그래? 나가. 나 아직 샤워 안 끝났어.”나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중요 부위를 가렸고 그를 쫓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나를 곤혹스럽게 했다. 악어의 눈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는 일어나서 나에게 말했다.“좀 쉬고 있어. 가서 맛있는 거 해줄게.”그러나 그는 나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나는 그의 생각을 추측하는 데 조금도 관심이 없다. 설령 그가 가끔 이런 진솔한 감정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이미 내 마음속에 있는 그의 더러운 이미지를 바꿀 수는 없다. 나는 그와 같은 짐승 될 수는 없다.나는 가능한 빨리 움직이는 것만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그가 모든 걸 장악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밥을 먹을 때 그는 다시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온화한 미소를 보였다.“여보, 빨리 와. 따뜻할 때 와서 먹어. 먼저 우유부터 마시고.”그는 내가 아침을 먹는 것을 정성스럽게 돌보았다. 마치 모든 것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고 그의 행동에 나는 조금 어쩔 바를 몰랐다.“아니면 오늘 하루 휴식해. 요즘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아. 어젯밤 당신을 안는데 현저하게 느껴지더라고.”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고 아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머릿속에 그와 신연아가 몸을 섞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고, 나는 구역질이 나서 얼른 가슴을 툭툭 치며 진정시켰다.“요즘 웬일인지 속이 자꾸 메스꺼워. 부모님이 걱정돼서 그런가 봐.”“나도 알아. 당신도 너무 걱정하지 마. 다 좋아질 거야. 매일 어머님께 안부 전화도 드리고 있지 않아? 코로나가 지나면 나와 함께 고향에 다녀오자고.”신호연은 극진하게 나를 챙기며 계란 프라이 하나를 더 집어주었다.“노른자는 조금만 먹고 흰자만 다 먹어. 알았지?”나는 담석에 걸린 이후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에 노른자를 잘 먹지 않는다.“오늘 부모님께 돈을 좀 송금해 줘! 부모님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나는 이 기회를 타서 말했다.그는 젓
전화가 연결되자 나는 내가 누구인지 설명했고 그는 바로 답했다.“알고 있어요.”그의 말은 나의 예상을 뒤엎었다. 그의 말투에서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한 나는 한참 지나고 정신을 차렸다.“그게... 저, 점심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혹시 괜찮으실까요? 겸사겸사 외투도 돌려드리고요.”“아니요.”그는 또 아주 직설적으로 답을 하였고 나는 매우 난처했다. 나는 이 사람이 참으로 직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오후 2시 골든이글스 빌딩 아래 커피숍에서 봐요.”알고 보니 그는 나와의 만남을 거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충돌된다는 뜻이었다.“네, 좋아요! 그럼 오후에 뵙겠습니다!”전화를 끊고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음속으로 천우 그룹의 이름을 다시 되짚었다.점심시간에 신호연과 서강훈은 모두 사무실에 없었다. 보아하니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것 같았다.나는 몸을 돌려 화장실에 갔다.화장실칸에 들어가자마자 밖에서 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걸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장미 언니 오늘 정말 운도 없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욕을 먹고 말이야.”“그러니깐. 신 대표님이 직접 결재한 것 아니야? 그런데 또 무슨 화를 내고 그래?”다른 한 명이 입을 열었다.“대표님의 서명이 있고 그 와이프가 돈을 쓴다고 하는데 장미 언니가 감히 돈 이체를 안 해줄 수가 있겠어?” 나는 순간 깨달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오전에 내가 돈을 신청한 일에 관한 것이다.그녀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이해가 안 돼? 돈이 아까워서 그런 거지 뭐. 보아하니 한지아 씨는 집에서 전혀 중요한 존재가 아닌가 봐.”“신흥건재는 한지아 씨가 세운 거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이 정도의 돈을 신청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워요?”“그게 다 어느 세월의 이야기야?... 내가 들은 바로는 신 대표님 밖에 여자가 있대.”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며칠 전 우연히 신 대표님이 장미 언니에게 돈을 신흥건
길 건너편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오고 있는데 여자는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방금 점심을 다 먹은 것 같은 모양인데 점심을 오랫동안 먹은 듯했다.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무슨 말을 하는 듯했고 여자는 남자의 뽈에 뽀뽀를 하였다. 남자는 손을 뻗어 여자의 머리를 문질렀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여자를 바라보았고 택시를 불러 주고 그녀가 차에 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광장 반대편으로 걸어갔다.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신호연과 신연아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뺨이라도 맞은 듯 얼굴이 뜨거워졌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입가의 경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배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웃기죠.”그는 깊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고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웃을 만한 일은 아니죠.”나는 애써 마음속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노력했다. 신호연이 서강훈과 함께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줄 알았으니 나의 착각이었다.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사람은 서강훈뿐이었다.분위기가 좀 침울해졌고 다행히 웨이터가 주스를 가져다주었고 그는 가느다랗고 하얀 손을 뻗어 생과일주스를 받아 내 앞에 밀어놓고 나를 쳐다보았다.한참 후 그는 담담하게 물었다.“신경 쓰여요?”나는 어색하게 웃었고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난 분명히 나의 남편과 다른 여자의 친밀한 모습을 목격했는데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내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하면 그건 거짓말이고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혹은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고 내가 이 상황을 개변시킬 수는 없다. 신경 쓰인다고 대답하면 나는 실패한 사람이고 부끄러운 상황이다.나에게 부끄러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자꾸 이 남자가 그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그는 나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는 사람인지 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인지 나도 모르겠다.나는 주스를 한 모금 마셨고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가 약간 아파졌다. “설명해 드릴
나는 깨어나서 이미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모든 것은 평소와 같았다. 산사태처럼 갈라지는 듯한 고통은 사라지고 아무 느낌도 없었다.내 옆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의 배현우만 있었는데, 보아하니 그가 나를 병원으로 데려온 것 같았다. 내게 일어난 돌발 상황이 그를 놀라게 했을 것 같아서 그에게 미안했다.“많이 놀랐죠? 미안해요!”나는 어색하게 웃었다.“현우 씨에게는 항상 가장 못난 모습만 보여주게 되네요. 또 구해줘서 고마워요!”“이제 괜찮아요?”그는 나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조금 걱정하는 말투로 물었다.“담결석이 있어요. 고질병이죠!”나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나의 몸을 다시 검사해 주려고 의사를 불러왔다. 의사 선생님은 내 상태와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고, 배현우에게 수액을 다 맞으면 퇴원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한번 확인했다.의사가 떠난 후 나는 그를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요. 이 병이 원래 그래요. 아플 땐 끔찍하다가 통증이 지나면 아무 느낌이 없어요.”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에게 말했다.“가족분들에게 알릴까요?”나는 고개를 저었다. 가족? 나에게 유일한 가족은 지금 아직 너무 어리다. 딸 외에는 가족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더 이상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데 왜 그가 와서 연기하는 걸 지켜봐야 할까?나조차도 상황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그가 나를 이렇게 배신하도록 만들었을까?한 사람에게 가장 슬픈 것은 상대방에게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속는 것이다.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현우 씨는 덧붙였다.“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액을 다 맞은 후 그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에 나는 할 수 없이 딸의 유치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더 묻지 않았고 우리가 유치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에게 먼저 가라고 말했다.현우 씨는 내가 아
나는 차에서 내리고 신호연을 기다리지 않고 콩이의 손을 잡고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호연은 우리를 따라오면서 여전히 가벼운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예전에는 이럴 때 그는 나더러 혼자 가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전문 매장에 도착했을 때 나는 진열대에 있는 신발을 흘끗 보았다. 신호연은 미소를지으며 나를 바라보며 내가 망신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종업원 한 분이 나를 알아볼 줄은 몰랐다.“한지아 님, 신발을 찾으러 오셨어요?‘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네!”“다 준비되어 있으니 제가 바로 가져다 드릴게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창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바로 나와서 나에게 신발 상자를 건넸다.“사이즈 240, 브라운색 맞으시죠!”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가져와서 열어보고 살펴본 다음 신호연에게 건네고 종업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신호연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부드러운 표정으로 신발 상자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조심스럽게 나의 어깨에 팔을 얹고 젠틀하게 종업원에게 감사를 표했다.돌아오는 길에 신호연은 매우 흥분하여 끊임없이 말을 했다. 그는 가는 내내 시끄럽게 조잘댔지만 나는 담담하게 맞장구만 쳐줬다.식사 자리에서 나는 거의 먹지 않았다. 오후 내내 담낭 통증이 있었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먹기 무서웠다. 그리고 신호연 옆에 붙어 앉은 신연아를 보니 도저히 입맛이 생기지 않았다. 솔직히 이 집안사람들 앞에 앉아 있으니 나는 갑자기 전례 없는 메스꺼움을 느꼈다.신호연은 나를 위해 계속 음식을 집어 주었고 신연아는 흉악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극도로 불쾌해 보였다.“언니, 집에서 밥 먹을 때도 이렇게 주접떨지는 않던데요?”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이젠 콩이보다 대접하기 더 힘드네요?”“연아 씨 오빠도 항상 연아 씨를 대접해 주잖아요?”나는 미소를 띤 얼굴로 신연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녀의 눈동자가 갑자기 움츠
신호연과 어머님은 신연아를 꾸짖었다.“연아야...”그러나 아버님은 참을성 없는 어조로 말했다.“밥 먹어!”아버님의 이러한 태도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딸을 엄청 예뻐하면서 한 번도 ‘안 돼’라고 한 적이 없고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아버님이 외친 말은 나를 향한 것이었다.콩이는 몸을 떨었고 손에 든 숟가락이 땅에 떨어지면서 ‘쨍그랑’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나는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분노를 억누르면서 허리를 굽혀 콩이의 숟가락을 줍고 새 숟가락으로 바꿔줬다.그리고 다시 신연아를 보고 말했다.“연아 씨 말은 제가 이 집안의 불화를 일으키는 이유라는 말인 거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올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 똑같은 물음을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호연에게 물어봐야겠네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세요?”신호연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는 나의 어깨를 툭 쳤다.“쟤가 하는 쓸데없는 말을 듣지 말고 얼른 밥 먹어!”어머님도 서둘러 상황을 정리했다.“가족끼리 꼬투리 잡지 마! 얼른 밥 먹으렴. 쟤가 원래 저래. 쓸데없는 말이 많다니까.”“연아 씨가 쓸데없는 말을 하든 아니든 사실 전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 아가씨도 마음에 두지 않지는 않았을 거잖아요? 진짜 가족이고 아니고 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전 분명히 신호연과 당당하게 결혼했어요...”“그래서 뭐요. 이혼한 사람들도 많은데요.”신연아는 눈을 흘기면서 나의 말을 끊었다.나는 놀라서 신호연을 바라보았고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마음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젠장!’“닥쳐!”신호연은 신연아를 보고 꾸짖었다.“이혼이요? 아가씨 말도 맞아요. 언젠가 아가씨 오빠가 싫증이 나면 저를 문 밖으로 내쫓겠죠. 저는 아가씨처럼 계속 문 안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가씨 오빠도 지금 이혼할지 말지 결정 못 한 것 같아요! 혹시 아가씨가 불안한 거면 도대체 뭐가 그리 불안한 거예요? 네?”나는